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저금리·저물가 기조에 코로나19 사태 악재가 겹치면서 ‘뉴노멀(New-Normal)’ 시대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규제 강화, 소비 위축, 미국 시장의 영향력 감소 등 대외적인 변화가 한국 사회 경제 흐름까지 송두리째 뒤바꾸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도 4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혁명은 더 이상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를 기대할 수 없다. 백화점과 마트 등 유통사업 대기업 ①롯데 ②신세계 ③현대백화점 ④한화 ⑤이랜드 등 주요 유통 6개사 뉴노멀 전략을 살펴보는 이유다. <편집자주>
박성수 이랜드 회장. [사진=이랜드]
박성수 이랜드 회장. [사진=이랜드]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이랜드 경영 5기였던 지난 7년(2008~2014년) 동안 금융위기 속에서도 그룹 중심이 한국에서 세계로 확장됐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했다. 경영 6기가 끝나는 2021년에는 해외매출 비중 60%에 달하고, 글로벌 200대 기업에 진입할 것이다.”

박성수 이랜드 회장이 2015년 발표한 신년사다.  이후에는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해 1월에는 신년사를 대신해 박 회장과 동생 박성경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랜드는 계열사 대표이사 직급을 부회장과 사장으로 격상해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독립·책임경영체제를 완성하고, 박성수 회장은 계열사와 사업부별 자율경영이 이뤄지도록 미래 먹거리 발굴과 차세대 경영자 육성에만 전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는 이랜드는 2가지 중요한 미션이 있다. 하나는 이랜드 마곡지구 센터를 완공하고 연말까지 입주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이랜드리테일 상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인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

마곡 R&D센터는 박 회장의 숙원 사업이다. 지난 2015년 마곡시대 선언과 더불어 제2의 도약을 제시했으나, 2016년 그룹 재무건전성 확보 이슈 등을 이유로 공사가 한차례 연기됐다. 당시 이랜드는 신촌에 있던 유통을 패션과 외식이 있던 가산으로 옮기며 사옥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추진했다.

이랜드에 따르면 마곡지구 센터에는 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이랜드건설 등 10개 계열사가 입주한다. 세계 최대 규모 패션연구소와 패션 박물관, 첨단 F&B(식음료) 연구소 등이 들어서고 그룹 주요 계열사 연구인력이 입주해 차세대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2018년 여름부터 공사를 재개해 당초 계획대로면 올 하반기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입주시기 불확실해졌다.

이랜드 마곡지구 R&D센터. [사진=이랜드]
이랜드 마곡지구 R&D센터. [사진=이랜드]

이랜드리테일 상장 역시 발등의 불이 됐다. 앞서 경영 5기 기간 차입금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며 이랜드는 그룹 규모를 확장했다. 한때 부채비율이 366.6%에 이르며 지난 2017년 지주사 이랜드월드 신용등급이 ‘BBB-’(한국신용평가)로 강등되자 투자자에게 1150억원 규모 채권 조기상환을 요구받았다. 이를 사모펀드와 6000억원 규모 ‘프리 IPO(상장 전 자금 유치)’를 실시해 급한 불을 껐고, 그 사이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켄싱턴리조트제주 등 알짜 사업을 매각하며 확보한 자금으로 지난해 자사주를 매입하며 마무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입금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이랜드리테일 상장이 필요하다”며 “다만 한 번 퇴짜를 맞아서 상장심사가 까다로워진 상황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건도 나빠 돌파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 계열사 전문경영인 가운데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가 최근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한 것 외에는 최종양 이랜드월드 부회장, 김일규 이랜드건설 부회장, 석창현 이랜드리테일 대표 등은 별도 경영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하반기 경영계획도 아직 구체화되지 못한 지경이다.

“우리는 변곡점을 통과하게 될 것이고, 그룹 수치를 나타내는 모든 지표 기울기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박성수 회장이 비전을 제시 경영 6기가 마무리되는 2021년이 목전에 다가왔다. 이미 지난해부터 기업 매출이 감소세이며 영업이익은 한층 좋지 않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까지 발목을 잡아 어떤 결론에 도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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