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KDB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KDB산업은행]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노딜(인수무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더는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점이 왔다"며 "계약이 무산되면 책임은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신의 성실 원칙에 입각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금호와 산은 측은 하등 잘못한 것이 없다"며 "계약이 무산될 위험과 관련해선 현산 측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7주 동안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상황 변화가 있다면 있는 것만 점검만 하면 되는데 자꾸 (현산이) 재실사를 요구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우리가 최대한 협조해 주는 것이 맞다는 취지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는 결단의 시점이 오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가 거래 종결 시점에 맞춰 결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계약금 반환 소송은 없을 것"이라며 "현산에서 계약금 반환 소송은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시장 신뢰를 받은 행동을 해야 하는데 여태까지 과정을 보면 시장 신뢰를 주장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 측면이 있다"며 "시장 신뢰를 못 받는 경우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 많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저희는 항상 신뢰를 앞세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일시적인 어려움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에서 현산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계약을 맺은) 지난 연말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를 밝게 봤듯 지금의 먹구름이 걷히고 나면 항공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며 "코로나 위기라는 불확실성에 매몰되지 않고 항공산업을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직후 서로 다른 판단으로 기업 운명이 갈린 미국의 리테일 업체 사례를 들었다.

이 회장은 "1945년 미국의 리테일 산업에서 몽고메리 워드와 시어스의 운명을 갈라놓은 사건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며 "두 회사가 어떤 판단을 해서 한 회사(몽고메리 워드)는 쇠락의 길을, 다른 회사(시어스)는 이후 30∼40년간 전 세계 리테일을 평정하는 대기업으로 거듭났는지를 잘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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