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는 수요 감소에 원료 값 상승·가격 부담까지 더해지며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철강업계는 수요 감소에 원료 값 상승·가격 부담까지 더해지며 철강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종보 기자] 3분기 실적개선을 노리는 철강업계가 철강가격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유통시장에 제시하는 유통향 열연 가격을 톤당 3만원 인상했으며 유통향 후판과 철근 가격을 톤당 1~2만원가량 인상했다. 포스코 역시 3분기 철강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수요처별로 열연 가격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수요산업인 자동차·조선업계가 이 같은 가격 인상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양 업계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철강업계 못지않은 실적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외 완성차 판매량은 약 303만대로(현대·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 등 5개사 기준) 전년동기 대비 21%가량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비교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해외 판매는 각국 봉쇄조치로 인해 아직까지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기준 국내 5개 자동차 업체의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0%이상 줄었다.

조선업계 상황은 더욱 안 좋다. 클락슨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상반기 선박 발주량은 총 37척(118만CG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9척·317만CGT)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역시 미·중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수주 성적이 좋지 않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조선업계의 경우 내수 회복세를 보이는 자동차업계와 달리 크게 기대할만한 요소가 없어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LNG운반선 대량 수주 역시 아직 실제 계약 건이 없고 계약이 되더라도 3분기 실적에 반영되지 않아 당장 원료 가격을 인상시킬 명분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양 업계가 이 같은 상황을 내세워 가격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철강업계는 3분기 가격 인상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완강하게 맞서고 있다.

구매처 상황을 고려해 올 초부터 가격 인상을 미뤄왔으나 계속된 실적 악화로 더 이상 현재 가격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철강업계 측 입장이다.

실제로 철강업계는 전방산업 수요 급감에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99.71달러로 2개월 가까이 9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한 달간 100달러 이상이 유지되기도 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 중국 철강재고 증가로 가격 부담까지 가중돼 사실상 ‘삼중고’를 겪는 상태다. 수요처 입장도 이해하지만 철강업계 역시 고로 중단을 검토할 정도로 상황이 안 좋다”며 “철강가격 인상 없이는 3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철강업계도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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