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한남3구역 시공자 선정 임시총회장 앞에 참석자들이 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한남3구역 시공자 선정 임시총회장 앞에 참석자들이 줄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올해 상반기 정비 사업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1‧3위로 활짝 웃은 가운데, 대우건설이 수주 0건으로 체면을 구겼다. 삼성물산은 5년 공백을 뚫고 단숨에 3위로 도약해 저력을 과시해 하반기 수주에서도 주목된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1조8000억원(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발표) ‘한남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한남3구역)’을 수주하며 올해 상반기 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2조8329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 롯데건설 1조5887억원 △3위 삼성물산 1조487억원 △4위 현대엔지니어링 1조23억원 △5위 대림산업 5387억원 등으로 정비사업 순위가 결정됐다.

상반기 정비사업 최고액을 달성한 현대건설은 이미 한남3구역만으로 2위 롯데건설을 두배 이상 따돌렸다. ‘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이란 별칭이 따라붙는 한남3구역은 총 사업비만 7조원으로 한남뉴타운 사업 지역 중 가장 면적이 넓다. 3구역(39만2362m²)은 한강을 끼고 이태원역까지 길게 이어져 한남1‧2구역(27만9882m²)을 합한 면적을 넘어설 만큼 규모가 상당한 데다 조합원 수 또한 3910명에 이르러 대단지 아파트 3단지에 이를 정도다.

서울 핵심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경우 인지도에 영향이 큰 만큼 앞으로 현대건설 브랜드 파워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9255억원이라는 대규모 수주를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재개발에서 따냈다. 이외에도 △울산 중구 B-05 구역 재개발 1602억원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 5030억원 등 지방에서도 고른 호응을 얻어냈다.

5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하게 단숨에 정비업계 순위 3위에 오른 삼성물산도 올해 주목되는 건설사 중 하나다. 

삼성물산의 수주력은 역시 강력한 ‘래미안’ 브랜드 힘에서 나온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사업(2400억원)과 상반기 최대 알짜 단지로 손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8087억원) 모두 브랜드를 내세워 조합원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5월 30일 반포3주구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개표 결과를 듣고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5월 30일 반포3주구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개표 결과를 듣고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또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건설업계 최고 수준인 신용등급(AA+)를 내세워 안정적인 사업 진행을 약속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물산은 서울 시내 알짜 수주만 도전해 백발백중 수주력을 선보이며 3위지만 경쟁사에 1위 못지않은 압박감을 선사했다.

1조 클럽 마지막 멤버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 계열사라는 점에서 수주 1위의 막강한 경쟁력을 알려주는 상징으로도 볼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인천 송림 1‧2구역(6742억원) △울산 중구 B-05구역(1601억원) △청주 사직1구역(1680억원) 등을 수주했다.

수주랭킹 5위 대림물산은 한남3구역을 현대건설에 내주며 1조 클럽 가입에는 실패했으나 지난해 수주량 60%는 채웠다. 포스코건설(4168억원)과 GS건설(3287억원)도 아쉬운 대로 천억원대 수주를 따낸 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으로 바쁜 상반기를 보낸 HDC현대산업개발 마저 2941억원 규모 정비사업을 성사시켰다.

반면 대우건설은 전력을 다했던 반포3주구가 69표 차로 삼성물산에 넘어가며 뼈아픈 상반기 정비업계 수주 0원을 기록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민간 도급 수주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입지가 확보된 정비사업에서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며 “브랜드와 금융능력을 갖추고 있는 대형건설사들의 시장 재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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