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서 촬영한 5만원권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에서 촬영한 5만원권.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다시 0.5%까지 낮추면서 우리나라도 본격적으로 사상 유례없는 '제로 금리'(0%대 금리) 시대에 들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가 떨어지자 부동자금 증가 속도가 점차 빨라지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서 역대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3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지난 3월 말 현재 1106조33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지난해 11월(1010조7030억원) 1000조원을 넘어선 뒤 3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매달 불어나고 있다.

금리 인하와 함께 부동자금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증가폭이 지난해 11월(32조7000억원 증가)과 12월(34조8000억원 증가) 30조원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올해 2월에는 47조원으로 커졌다. 한 달 증가폭이 40조원을 넘은 것은 통계 집계 이래 최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전후해 시장금리가 낮아지고 채권을 뺀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이 시중을 떠도는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예를 들어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1% 남짓에 불과하다. 한은이 집계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은행권의 잔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3월(2.02%) 이후 꾸준히 내려 지난달(1.57%)에는 1.5%대로 내려앉았다.

더구나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0.75%→0.5%)로 유동성은 더 풍부해지고, 시중 자금이 부동산·주식·금·달러 등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이나 주식등은 이미 꽤 오른 시점이라 바로 들어가기보다는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은 전단채·ELS·ELF·저축보험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이 예금 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상품들을 꼽자면 전자단기사채(전단채·만기 1년 내 단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가운데 은행이 매입 약정을 통해 신용을 보강해준 전단채의 현재 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0.4%포인트 정도 높다.

특히 증권사가 매입을 확약한 전단채의 경우 예금금리와 차이가 약 0.9%포인트, 연 약 2%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좀 더 안전 성향의 투자자는 최근 금융지주들이 내놓은 신종자본증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 3% 정도의 금리가 기대되고, 3개월에 한 번씩 이자가 나오기 때문에 노후자금이 달마다 필요한 고연령자들에 적합하다.

ELS(주가연계증권)·ELF(주가연계펀드)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유 자금이 있다면 ELS나 ELF 투자가 알맞다. 기초자산(주가지수 등) 가격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위험도는 좀 낮아지고 기대 수익률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최근 초기 6개월에 -20% 이상 떨어지지만 않으면 5%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ELS도 있다.

다만 ELS·ELF의 경우 주식 시황에 따라 원금 손실의 가능성도 있는 만큼, 경험이 있고 고위험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 적합하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아직 저축보험의 이자율은 2%대다. 저축보험 가운데 3년, 5년 내 최저 1%의 금리를 보장해주는 상품도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현시점에 대안이 될 수 있다.

0.1%포인트의 금리 차이뿐 아니라 금융상품의 세제 혜택도 꼼꼼히 따져야 할 부분이다.

5년 이상 굴릴 수 있는 돈이 있다면 세금을 떼지 않는 개인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입의무기간 5년)처럼 세제 혜택이 있는 상품에 넣어두는게 유리하다.

보통예금의 경우 이자에서 15.4%의 세금을 빼고 지급하는데, ISA 등은 세금을 떼지 않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다.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펀드, 개인형 IRP(개인형 퇴직연금)도 세액공제 혜택이 많다.

은퇴 준비 차원에서 노후 자금도 만들고, 소득이 있는 젊을 때 세액 공제와 연말정산 혜택도 기대할 수 있는 일석이조 상품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에는 현재 1% 안팎에 불과한 정기예금 금리의 2배만 돼도 좋다는 식으로 목표 수익률을 낮춰 잡고, 다양한 투자 대상에 돈을 나눠 넣어놓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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