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포인트(p) 또 낮췄다. 지난 3월 16일 '빅컷'(1.25%→0.75%)을 단행하며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그만큼 한은이 최근 수출 급감,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률 추락 등으로 미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더 크고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3월 0.00∼0.25%로 인하)와의 격차는 0.25∼0.5%포인트(p)로 좁혀졌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국내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소비가 부진하고 수출도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고 판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금통위는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의 영향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 물가 상승률도 큰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됨에따라 기준 금리를 인하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금리인하 이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2.3%포인트(p) 크게 낮췄다.

한국은행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7월에 그해 성장률을 -1.6%로 예상한 이후 11년 만이다.

앞서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한 차례 인하했지만, 이후 각종 지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타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속속 확인되자 이를 반영해 2.3%포인트(p)나 한꺼번에 끌어내린 것이다.

그러나 -0.2% 성장률도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에 이르고 하반기 안정된다는 '기본 가정'에 따른 것이다.

확진자 수가 3분기까지 늘어나고, 확산이 장기화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감소폭은 -1.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코로나19 사태가 기본 가정보다 더 빨리 진정되는 낙관적 상황에서는 올해 플러스(+) 성장(0.5%)도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관측이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기본 가정, 낙관, 비관 시나리오에서 각 3.1%, 1.6%, 3.8%로 추산됐다.

올해 민간소비도 작년보다 1.4% 뒷걸음할 것으로 우려됐다. 특히 상반기 작년 동기대비 감소폭이 3.4%에 이를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상반기 2.6%, 하반기 0.5% 각각 늘어 올해 전체로는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상품 수출의 경우 올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1% 줄겠지만,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개선돼 내년에는 플러스(3.2%)로 돌아선다고 내다봤다.

고용 부문 역시 코로나19로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지난해 30만명이었던 취업자수는 올해 10분의 1인 3만명 수준으로 급감한 뒤 내년에 29만명 선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업률은 작년 3.8%에서 올해 4.0%로 높아졌다가 내년에 3.7%로 다시 떨어질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작년(600억달러)보다 30억달러 적은 570억달러에 그치고, 내년에는 550억달러까지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값은 국제유가 하락,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 당시(1.0%)보다 0.7%포인트(p)나 낮은 0.3%로 제시됐다. 식료품·에너지 물가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의 경우 0.4% 수준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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