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사진=KT]
구현모 KT 대표. [사진=KT]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KT가 구현모 대표 내정 후 첫 분기 실적에서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 

KT는 13일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KT는 1분기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8317억원, 영업이익 38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5.9% 줄었고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으나 전분기 대비 158.4%가 늘었다. 

KT는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단말과 로밍 수익이 크게 줄었고 카드사와 호텔 등 그룹 계열사 실적이 악화됐으나 우량 가입자를 늘리고 IPTV 등 미디어 사업이 호조를 띄면서 선방했다. 

특히 5G 누적 가입자는 178만명으로 신규 요금제 출시 효과를 톡톡히 봤다. IPTV 전체 가입자도 84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가 늘었고 올해 초 선보인 OTT플랫폼 시즌(Seezn)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224만명을 돌파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IPTV와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방송 점유율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1059만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31.52%를 차지했다. IPTV 하나만 두고 봐도 21%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해 유료방송 시장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같은 실적은 구현모 사장이 KT의 수장이 된 후 거둔 첫 성적표라 의미가 크다. 구 사장은 올해 3월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임명됐으나 지난해 12월 27일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된 후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 만큼 사실상 올 1분기부터 경영활동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구 사장은 대표 내정 후 1월 자신의 구상에 힘을 실어줄 조직개편을 확정했다. 구 사장은 조직개편에서 △빠르고 유연한 고객 요구 수용 △5G,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혁신가속화 △글로벌 수준의 준법경영 체계 완성을 키워드로 정했다. 

이어 2월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현대중공업과 함께 한 'AI 원팀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대외업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된 후 3월 초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함께 한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5G 전략을 논의했다. 

인사·조직개편에서는 임원들의 임원수를 최대한 줄이고 조직을 슬림하게 만들었다. 

영업과 상품·서비스 개발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통합했다. 기존 커스터머&미디어부문과 마케팅부문을 합쳐 ‘커스터머부문’을 신설하고 소비자고객(B2C)을 전담한다. 전국 11개 지역고객본부와 6개 네트워크운용본부를 6개 광역본부로 합쳐 고객 서비스와 기술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또 비상설로 운영하던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상설화하고 구현모 대표 직속조직으로 ‘미래가치TF’를 신설했다. 

구 사장은 대표 내정 직후 터진 코로나19 여파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최가 취소되는 등 활동영역이 좁아졌지만 이번 1분기 실적으로 변화한 시장 환경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요구를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트렌드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다만 황창규 전 회장이 3월 24일에 퇴임한 만큼 1분기 실적은 ‘구 사장의 첫 성적표’이자 ‘황 전 회장의 마지막 성적표’도 된다. 때문에 구 사장의 성과에 대해서는 올해 전체 실적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크다. 또 준법경영을 통해 그동안 KT에게 씌워진 부정채용과 청탁 등 꼬리표를 떼는 일도 중요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은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 KT의 수장으로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었다. 다만 앞으로 변화한 시장 환경에서 성공적으로 대응했는지 여부는 올해 연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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