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정국이 급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말을 듣지 않게 해달라”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발끈했다.

민주당은 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성토의 장이 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면서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격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국회법 146조에 의거해 오늘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민주당과 궤를 같이 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나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의 수석대변인 운운하면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일부러 싸움을 일으키는 구태 중의 구태 정치행태”라고 일갈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과격하고 극렬한 언사로 친박 태극기 부대의 아이돌로 낙점되겠다는 의도가 너무나 뻔히 보였다”라면서 “한국당이 9년간 차고 차곡 쌓은 적폐는 어디서부터 치워야할지 아직까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여의도 정쟁에 청와대까지 가세하기도 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나라를 위해 써야할 에너지를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하지 말라”라면서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한국당도 반격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독선과 오만의 자세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안 들으면, 미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다른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것에 실망했다”고 맞받아쳤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고함과 퇴장으로 막으며 연설을 중단시키려는 몰상식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로 가뜩이나 한국당 대 여야4당 대립구도로 살얼음판이었던 국회의 파행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야 대립으로 1~2월 임시국회는 제대로 열려보지도 못한 채 3월 국회가 열렸지만, 이마저도 비상이 걸렸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제도 개혁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개혁과제 등을 처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선거제 개혁안과 개혁입법 등을 지정할 경우, 의원직 총사퇴 후 조기 총선 등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여야 간 합의된 미세먼지 관련 법안뿐만 아니라 민생‧개혁법안 처리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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