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황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LCC사 대부분의 체력이 한계로 치닫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항공사 매출 피해가 6조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산을 면치 못하는 LCC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내 LCC의 주간 국제선 여객 수는 3월 넷째 주 들어 전년 동기 대비 99% 이상 급감하며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놓였다.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은 국제선을 전면 중단했고, 이스타항공은 국내선까지 모두 운항을 멈췄다.

그나마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일부 LCC가 국제선에 부정기편을 띄우고 있지만, 임시방편 수준이라는 의견이 많다.

승무원들이 텅빈 공항을
코로나19 여파로 항공 여객이 급감하면서 공항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 국제선 ‘셧다운’에 국내선 증편으로 응수

상황이 이렇자 국내 LCC업계는 제주선 등 국내선 증편에 나섰다. 점점 빨라지는 LCC업계 구조조정 시계를 늦추기 위해선 최대한 유휴 비행기를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9일 여수발(發) 제주·김포 노선에 매일 왕복 1회 신규 취항했다. 앞서 지난달 3일부터는 부산∼김포 노선을 하루 왕복 2회에서 4회로 증편 운항에 들어갔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5일 청주~제주 부정기 노선을 취항한 데 이어 지난 1일부터 김포~부산 노선을 운항했다. 이달에만 모두 248편, 5만석에 가까운 좌석을 새로 공급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부산, 김포, 제주 노선에 이어 지난달 25일부터 울산발(發) 제주·김포 노선을 매일 왕복 2회 운항키로 했다.

진에어는 국내선 3곳 취항에 나섰다.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제주∼대구 노선에 매일 왕복 4회 부정기편으로 운행하다 15일부터 31일까지 임시 운항한다. 2008년 운항하다가 단항했던 김포~부산 노선은 오는 1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4회 운항한다. 김포~광주 노선도 오는 16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왕복 2회 운항한다.

하지만 국내선 증편만으론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저 국제선 운항 재개 전 '수명 연장' 수준 정도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이들 중 누가 먼저 호흡기를 떼게 될지 모르는 형국이다.

◇ 정부, LCC사에 추가 지원 검토키로

정부는 LCC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달 29일 손명수 국토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항공사 CEO 간담회'에서 추가 유동성 지원을 검토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한항공 등 9개 주요 항공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LCC업계 지원 방안으로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까지 제주항공에 400억원, 진에어에 300억원, 에어부산에 300억원, 에어서울에 200억원, 티웨이항공에 60억원 등 총 1260억원을 지원했다.

다만, 추가 지원을 단언할 순 없는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국토부와 금융 당국 간 이견을 좁히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 이상의 항공사 매출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정부 추가 지원이 불발될 경우 파산하는 LCC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특히, 플라이강원 등 신생 LCC사가 날개도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국외 항공사도 ‘근심’ 마찬가지…“정부 지원 없으면 85% 파산” 의견도

국외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UAE 에티하드항공과 에티하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화상으로 열린 미-UAE 경제공동위원회에서 "항공산업을 정부가 지원하지 않으면 연내 85%가 파산할 수 있다"고 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 1일 공동 성명에서 "각국 정부가 신속히 항공 업계를 지원해야 한다"며 "각국 정부는 세금과 수수료 유예, 장기 융자, 공적 자금 투입과 같은 재정 지원을 해 달라"라고 촉구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