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테헤란로 DB그룹 사옥(왼쪽)과 한화 63빌딩.
서울 테헤란로 DB그룹 사옥(왼쪽)과 한화 63빌딩.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DB손해보험 감사위원으로 재선임되면서, 한화생명 사외이사직과 함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개최된 DB손해보험 주총에서 이승우 전 예보 사장의 ‘감사위원 재선임’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됐다. DB손보 관계자는 "예상대로 이 전 예보사장이 재선임됐다"며 "구체적으로 찬성, 반대가 몇표가 나왔는지 수치는 비공개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전 사상은 이번 DB손해보험뿐 아니라 오는 23일 개최되는 한화생명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도 이름을 올렸다. 보험업계에선 한 인물이 서로 다른 회사의 임원직을 맡는 것에 대한 설왕설레가 이어지고 있다.

현행법상 금융지주회사 임원은 다른 회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제한한다. 다만 보험사 임원의 경우 이해상충이 없을 경우 자회사 임원 겸직을 허용해왔다. 하지만 실제는 그런 경우가 없어 이 전 사장이 한화생명 사외이사직을 맡는다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 이 전 사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2004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정책조정국장을 거쳐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 다. 아울러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이 전 사장이 DB손보와 한화생명 간에 이해충돌이 발생할 경우 편향적인 결정을 내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성격이 각기 다른 그룹 휘하의 보험사간 이해 충돌 시 양쪽 입장을 어찌 절충할지 의문이다"며 반대 입장을 내놨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주총시즌에 맞춰 의결권 행사 자문을 해온 유사투자자문회사다. 스튜어드십코드가 강화됨에 따라 이곳에서 발표된 보고서는 주주들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은 이 전 사장 재선임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 전 사장과 모 증권사에서 사외이사를 함께 지낸 학계의  한 인사는 "이 전 사장은 앞에 나서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스타일이 아닌 안건 하나하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분명한 해답을 가지신 분"이라며 "감사이사라는 직책은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만큼 한쪽편에 설 것이라는 우려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DB손보 인선을 바라보는 한화생명의 심정은 다소 복잡해 보인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002년 한화그룹에 인수된 대한생명이 한화생명으로 이름을 바꿀때 사명 변경을 반대해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미 공시된대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논란을 차단했다. 

한편 DB손보 주주들은 김성국 전 IBK신용정보 대표와  최정호 전 서강대학교 경영학 교수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이번에 선임된 이사 세명 모두 임기는 1년이다. 이밖에 재무제표 승인의 건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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