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선 한국소매꽃집연합회 회장. [사진=본인 제공]
윤효선 한국소매꽃집연합회 회장. [사진=본인 제공]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호기심을 따라 간 삶이었던 것 같아요. 이게 궁금하면 그걸 꼭 해야했어요.”

12일 경기도 동탄 꽃집 캘리스에서 만난 윤효선 한국소매꽃집연합회 회장은 넘치는 궁금증과 열정으로 다양한 직업을 섭렵한 사람이었다.

윤 회장은 대학교 4학년 때 처음 산울림 소극단에서 연출 일을 하던 중 어느 날 눈이 안 보였다. 고민 끝에 극단에서 나왔지만 연극은 그만두고 싶지 않아 찾은 것이 방송 일이었다. 이후 KBS에서 탤런트 시험을 봐 3차까지 합격했으나 시험장에서 응시자에게 욕하는 PD를 보고 면접장을 박차고 나왔다.

당시 너무 기가 막혀 “저 사람 PD야? 그럼 내가 방송 스태프가 되면 되겠네”라고 생각하다 MBC 교양제작국에서 4~5년 정도 다큐멘터리를 썼다. 이후 인터넷 초상권 사업과 TV광고 사업을 거쳐 모바일이 뜬다는 이야기에 SK로 진출해 그룹장까지 달았다.

쉼 없이, 너무 치열하게 살던 와중에 “이렇게 평화로운 세상이 있구나, 이 세상에서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이 바로 꽃이었다. 그렇게 윤 회장이 꽃 세계에 들어서게 된 것도 올해로 5년째다. 다음은 윤 회장과 일문 일답이다.

[인터뷰] 윤효선 한국소매꽃집연합회 회장

윤효선 한국소매꽃집연합회 회장. [사진=본인 제공]
윤효선 한국소매꽃집연합회 회장. [사진=본인 제공]

Q. 플로리스트로 데뷔하기 위해 비용과 교육기간 등은 얼마나 드나= 꽃집을 내는데 최근에는 인테리어와 임대료까지 1억원 가량 든다고 알고 있다. 내 경우에도 교육비만 3000만원 정도 들었고 1억원 이상 투자했다.

선진 꽃 기술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일본‧영국 등으로 유학을 다녀오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단기로 통상 2000만원 정도 필요하고, 이후 국내에서 배우는 비용까지 합하면 4000~5000만원정도 기본으로 든다.

이렇게 배우는 이유는 실제로 꽃 상품을 제작하기 위해 이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실제 제대로 된 꽃 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로드숍에서 2년 이상 근무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교육비를 투자할 수밖에 없다.

Q. 소매꽃집을 경영하며 이상과 실제는 같았나= 이상과 실제가 너무 달라 앞으로 이 세상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나 고민이다. 졸업식‧입학식 등 성수기 몇달 장사로 1년을 나눠 써야 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너무 타격이 컸다.

비수기에는 마이너스로 버티기도 하는데 올해는 성수기에 마이너스가 생겨 벌써부터 걱정이다.

꽃 성수기가 겨울에 집중돼 화훼농가에서도 난방비를 대느라 기름 값도 많이 들었을 텐데 업계 전체가 같이 힘든 시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일상생활에서 꽃 소비가 늘어나 비수기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Q. 최근 코로나19로 화훼농가를 살리겠다는 농림축산식품부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그 이유는 뭔가= 농식품부 화훼소비 활성화 정책이 너무 소매꽃집을 코너로 모는 것 같아 목소리를 냈다.

화훼농가를 비롯해 꽃도매상, 소매꽃집 등이 모두 화훼 산업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농식품부 이번 정책은 소매꽃집을 소외시키는 정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편의점 등에서 꽃이 관리도 안 된 상태로 시들면 결국 세금 낭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농식품부와 이야기가 잘 풀려 앞으로 꽃 유통과 관련해 3자(농식품부, 도매상, 소매상)가 모여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고있다.

Q. 소매꽃집 입장에서 현재 국내 화훼 유통시스템에서 달라졌으면 하는 부분은= 도매상에서 꽃을 구입할 때 종류나 등급 등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소매상들은 도매상에서 꽃을 살 때 대부분 대표 품종 하나만 보고 ‘깜깜이’로 구입하게 된다. 장미만 해도 품종은 2만가지가 넘고 그 안에서 하품부터 특상까지 등급이 다양하다. 이 부분이 개선돼 소매상들이 꽃을 구입할 때 경매일(입고일), 등급 등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꽃 유통질서 확립 차원에서 일반인 도매상 출입도 규제했으면 한다. 소매상은 싱싱한 꽃을 비싼 값에 도매상에서 꽃을 구입한다. 이후 며칠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꽃을 일반인이 저렴한 값에 구입하게 되면 꽃값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꽃집이 가격을 비싸게 받는다는 기존 불신은 사라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Q. 국내 화훼업계에서 본받았으면 하는 선진국 유통 모델은= 이웃나라 일본은 성수기가 되어도 꽃 가격이 거의 차이나지 않는다. 비싸져도 20% 이상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 유입이 철저하게 제한돼 있다. 관계자에게만 출입증을 발급해 소매상과 교회, 교육 목적으로 꽃을 구입하는 사람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꽃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거의 없다.

※이와 관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꽃 소비량이 국내는 개인소비가 20%인데 비해, 일본은 80%를 차지해 안정적인 가격 형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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