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타워.
LG트윈타워.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잇따라 실적 부진을 기록했다. 특히 그룹 내 주력 계열사라고 볼 수 있는 전자와 화학 사업이 무너지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 주력 계열사 중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은 모두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LG생활건강만이 전년 대비 13.2% 성장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7일 실적 발표를 앞둔 LG유플러스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생활건강만이 화장품 사업 고성장과 중국 등 해외 진출 사업의 성과로 1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LG전자는 4분기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34.5% 늘어났다. 그러나 연간 영업이익은 2조4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2억7033억원보다 9.9% 줄어들었다. 

LG전자는 고질적인 스마트폰 부진에 TV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영향이 컸다. 그나마 V50 씽큐(ThinQ)와 듀얼 스크린이 큰 성공을 거뒀으나 LG전자의 전체 실적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 28조6250억원, 영업이익 8956억원을 거둬들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었나 영업이익은 무려 60.1%가 줄어들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관련 일회성 비용이 늘면서 4분기 적자전환했다. LG화학은 4분기 매출 16조612억원, 영업손실 275억원을 기록했다. 

LG화학은 “정부가 ESS 화재 원인 조사를 하고 있지만 ”자체 조사 결과 배터리 셀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ESS 산업의 신뢰 회복과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고강도 화재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주요 계열사 중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무려 1조350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929억원의 영업이익에 비하면 차이가 큰 편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사업에 따른 고정비용 증가와 LCD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분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309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6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 폴드, 아이폰11, LG V50S 씽큐 등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예년보다 다양한 기종으로 대거 출시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이 실적 악재로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2% 증가한 1조1764억원이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후’, ‘숨’, ‘오휘’ 등이 큰 성공을 거둔데다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이어지면서 실적 상승세로 이어졌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을 증권가의 전망치로 계산한다면 LG그룹 주요 5개 계열사(전자·화학·디스플레이·유플러스·생활건강)의 영업이익은 2018년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도 주요 계열사의 사정은 좋지 않은 LG전자는 건조기 콘덴서 자동세척 논란과 관련해 자발적 리콜을 결정하면서 이에 따른 비용이 올해 중 반영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OLED 사업전환에 따른 LCD 라인 희망퇴직 비용과 P-OLED 양산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당장 영업이익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각 기업의 해외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매출이 전년 대비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5개 계열사의 지난해 매출은 96조6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조5000억원이 늘었다. 지난해 부진이 일시적인 것일 뿐 장기적인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ESS 화재와 같은 대형 악재가 발생하지 않고 도쿄올림픽, 유로2020 등 스포츠경기 특수를 누린다면 영업이익은 금새 회복세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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