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의 도·소매업 시장 진출로 영세 소상공인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앱의 도·소매업 시장 진출로 영세 소상공인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B마켓’을 필두로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인 도‧소매업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

앞서 창고형 마트로 인한 업계 간 갈등조차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 소포장 배달 서비스를 앞세운 배달앱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대형 유통사들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출시한 소포장 배달 서비스 ‘배민마켓’의 시범 서비스 종료와 함께 지난해 11월 ‘B마트’로 서비스명을 개편,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B마트는 유통단계를 간소화해 일반 소매점 및 편의점 대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판매·배송하는 서비스로, 신선식품부터 가정간편식, 각종 생활용품 등 3000여 가지의 상품을 취급한다.

배달의민족 ‘B마켓’ 홈페이지.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B마켓’ 홈페이지. [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마켓 당시에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서비스를 진행해 왔으나, 작년 서비스 개편과 함께 서울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골목상권의 생존권 위협은 물론 대규모 자본을 중심으로 한 시장 독과점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울시 서초구에서 소규모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권정자(57·여)씨는 “요새 단골손님마저 뚝 끊겼다. 손님들에게 물어보니 스마트폰으로 구입하는 게 더 싸고 편해서 슈퍼를 안온다고 한다”며 “돈 많은 기업들이 이곳저곳에서 물건을 하도 싸게 팔아대니 우리 같은 상인들은 버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현재 대형마트의 경우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해 의무휴업, 무분별한 입점 등에 대해 규제가 가능하지만 B마트의 경우 관련법의 공백을 이용해 골목상권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한 사례로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는 대형 식자재마트와 창고형 물류마켓 등이 관련법의 제한을 받지 않은 상태로 세를 불리면서 도·소매업 생태계를 위협, 소상공인들에게는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B마트는 현재 물가상승률을 벗어난 낮은 가격대로 제품 가격단가를 낮춰 판매하고 있어 도·소매 시장에서의 독과점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골목상권 침투가 지속되면서 정부 주도의 개선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한 골목상권 침투가 지속되면서 정부 주도의 개선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이 골목상권을 흔드는 대형 유통업계의 신규 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등 정부의 제도 개선 및 자정 작용이 시급하지만 이마저도 논의가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관련 기관·단체에서는 법 개정을 비롯한 시장 체질개선을 위한 정부 주도의 직접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유통사들의 골목상권 침투는 이미 이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다. 일반 도·소매업 대비 낮은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들을 가로채는 행위가 지속되고 있어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소상공인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은 물론 건전한 시장질서에도 큰 문제를 가져오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직접적인 개선작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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