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 M 론칭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 M 론칭행사에서 (왼쪽부터)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로 뜨거운 주목을 받은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M’ 서비스 시작 이후 두 달. 알뜰폰 업체 관계자들은 “혁신은 어디 가고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가입자 유치에만 혈안”이라고 지적해 주목된다.

금융 규제샌드박스 빗장을 열고 나타난 KB국민은행이 5세대(G) 알뜰폰으로 침체한 시장에 활력이 될 ‘메기’역할을 해주길 바랐지만, 차세대 금융 서비스를 통한 혁신과 알뜰폰 시장 활성화보다는 강력한 알뜰폰 사업자 하나만 늘었다는 것이다.

9일 한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금융위가 당초 규제샌드박스로 이 사업을 허가해 준 취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실질적으로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으로 금융 샌드박스 허가 취지에 부합하는 혁신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기업 계열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애초 KB국민은행이 이야기했던 유심을 활용한 인증 간소화 등 혁신 서비스보다는 가입자 확보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며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시장 문을 열었지만 결국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가입자를 확보하고, 오픈뱅킹으로 분산될 고객을 잡아두려는 속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중소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가격경쟁에서 버틸 체력이 있는 큰 회사들이야 문제없겠지만 중소알뜰폰 업체들은 황망한 상황”이라며 “실제 KB국민은행이 선보이고 있는 LTE 11GB 요금제는 알뜰폰 업계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인데, KB국민은행이 이를 2~3만 원대로 제공해버리면서 영역을 확장하면 중소 업체들은 버틸 재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당초 ‘금융·통신 융합, 알뜰폰 시장 메기’ 역할 기대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월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 기반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리브M)’를 금융 규제샌드박스에 신청하면서 핸드폰 유심을 활용한 금융인증 프로세스 간소화 등 사용자 편의성,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 개발, 저렴한 통신료를 통한 사회공헌 등을 순기능으로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유심 내 인증서 저장을 통한 금융거래 프로세스 간소화 △통신과 금융 ‘원스톱’ 가입을 통한 금융 접근성 향상 △금융거래 실적과 통신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신용평가 모델 개발 △저렴한 통신료 기반 소상공인 결제 플랫폼 제공 △통신정보와 위치기반 정보를 활용한 금융사고 예방 서비스 제공 △취약계층 대상 금융비용 절감과 디지털 소외계층 지원 등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17일 KB국민은행 신청 건을 포함한 9개 서비스를 금융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첫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며 시장 진출 문을 열어줬다.

당시 금융위는 KB국민은행 건에 대해 “국민 실생활에서 가장 필수적인 산업간 융합으로 혁신 서비스 출현과 향후 금융·통신 결합 정보를 토대로 신용평가 개선 및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 통신 시장 확대 등 혁신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28일 리브M 출시를 알리면서 “리브M은 편리하고 안전한 금융거래, 간편한 가입, 심플하고 합리적인 요금제, 알뜰폰 최초 5G 요금제 출시 등 기존 통신 서비스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금융·통신 융합 메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가격 내세운 가입자 유치에 업계 ‘당혹’

하지만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된 11월 이후 KB국민은행은 통신·금융 융합을 통한 새로운 서비스 발굴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가입자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행보를 보여 알뜰폰 업계는 당혹감을 드러낸다.

KB국민은행은 일반 가입자 대상 모바일 웹 신청과 개통을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 ‘리브M LTE 무제한 요금제 반값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월 11GB(소진 후 3Mbps 제어)를 제공하는 ‘LTE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는 사람에게 월 44000원 기본료를 22000원으로 12개월간 제공한다. 또 KB국민카드 리브M 통신요금을 6개월 연속 자동 납부하면 매월 5000원 캐시백도 받도록 했다.

은행은 가입자 확대를 위해 리브M 스토어를 통해 ‘자급제폰 특가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벤트는 즉시 할인, KB국민카드로 자급제 폰 결제 시 7% 캐시백, KB국민카드 12개월 무이자 할부 등을 포함한다.

이중 즉시 할인은 KB스타뱅킹 내 등급 인증, 리브M 요금제 가입신청 인증, 리브M 스토어 회원 가입 등만 진행하면 기종에 따라 9만9000원에서 21만5000원까지 자급제 단말을 할인해준다.

리브M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도 공들이는 모양새다. 이 회사는 지난 12월 리브M 브랜드 이미지 확산을 위한 대행사 선정 공고를 내고 △영상(사회공헌, 리브M 홍보)·이미지 콘텐츠 기획·제작·디자인 △인플루언서 섭외·비대면 채널(SNS, 블로그, 카페 등) 바이럴 마케팅 진행 △제작 콘텐츠 비대면 채널(SNS, 네이버, GDN 등) 광고 집행 △리브M 서포터즈 모집, 운영, 사후관리 등을 요구했다.

이에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M은 기존 알뜰폰 업체와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며 “서비스 개시 당시에도 밝혔듯 리브M은 수익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 혁신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는 소비자 편의와 혁신성을 중점으로 이 건에 대해 심사하면서도 침체한 알뜰폰 업계 상황을 반영했다”며 “통신 주무 부처가 아니지만 KB국민은행이 제안한 5G 알뜰폰을 통한 업계 이미지 제고, 역동성 고취 등 긍정적인 부분이 고려됐고 전반적으로 국민에 좋은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금융위 관계자는 “KB국민은행과 금융 샌드박스 허가 논의 과정에서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 방안을 모색하라고 주문했고,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측은 “알뜰폰 통신사협회 가입, 알뜰폰이 통신 시장에서 열등폰이 되지 않도록 이미지 개선 활동, 이동통신 관련 제도개선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공유와 상호협의 관계 유지 등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브M 유심 KB모바일인증서 저장 서비스는 지난달 30일부터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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