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0년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 참석을 위해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0년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 참석을 위해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탄핵 논란에 휩싸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계를 접촉해 내년도 정부 정책 알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법인세 인하 등 실질적인 개혁 과제에 대한 논의는 쏙 빠진 자리였다.

27일 재계 등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탄핵 소추안이 전날 오후 8시로 시안이 마감되며 사실상 무산됐다. 자유한국당이 다음 임시회에서도 "다시 제출하겠다"고 밝힌 이날 홍 부총리는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민간기업의 투자 확대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0년 경제정책방향 간담회에 참석한 홍 부총리는 "3대 분야(민간·민자·공공)에서 총 100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집행하겠다"며 "산업혁신, 노동혁신, 공공개혁 등 구조혁신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늘리겠다"며 민간기업의 동참을 요구했다.

간담회에는 홍 부총리를 비롯한 방기선 기재부 차관보, 이억원 경제정책국장 등이 정부측 인사로 나왔다. 재계측에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등이 자리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내년은 글로벌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지고, 우리 경제도 회복 흐름 속 경기 반등의 모멘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회 요인은 살리고 리스크는 관리하는 등 내년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정부 정책의지에 확신을 가지고 반등과 도약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주길 간곡히 요청하며 투자 애로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말해주면 정책 추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재계에선 규제개선이 한참 부족하다는 목소리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누가 더 기업을 역동적으로 움직여 신산업을 선점하느냐를 놓고 각축전을 벌어지는 상황에 법·제도 같은 플랫폼의 파격적인 개선이 대단히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새로운 기회는 잡을 수 있게 법을 바꾸고, 법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수준에서라도 일이 진행되게 해 달라"면서, 특히 "내년에는 총선 등 정치 일정이 있는 만큼 주요 경제 입법과제가 매몰되는 일이 없도록 대응해달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년 경제정책 방향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자신도 참여했다. 그는 "정부에서 절박한 의지를 갖고 경제활력에 힘쓰고,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망라해서 내년에 시행하려 노력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도 말했다. 

그럼에도 이날 만남에선 법인세 인하 등 실질적인 기업 살리기 대책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국세수입 등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법인세 인하 등 조세구조를 개혁해 기업 유출을 막고 경제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경제계의 염원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법인세 규제가 규제중에 최악"이라며 "감세 효과가 정부지출의 1.76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에도 홍 부총리가 계속 버티면서 노동유연성 확보 등 정작 시장 활력을 위한 개혁과제는 시늉만 냈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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