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국내 항공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급속도로 나빠진 업황 탓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서다. 특히, 국내 대형항공사의 양대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면서 LCC까지 인건비 절감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국내 일반, 영업, 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희망퇴직자에게는 퇴직 위로금(월 기본급+교통보조비) 24개월분과 자녀 학자금(퇴직 후 4년 이내, 최대 2년)을 지원한다. 희망에 따라서 외부 전문기관의 전직·창업 컨설팅도 제공한다.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심의를 거쳐 여부가 결정되며 소속 부서장의 결재는 따로 필요하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의 희망퇴직 접수는 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월 같은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 같은 희망퇴직 접수를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한 해에 두 번이나 희망퇴직을 받는 이례적인 상황과 더불어 계속되는 불황으로 인해 인건비 절감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며 인원 감축 등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대한항공 역시 본격적인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지난달 29일 취임 이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임원 수를 기존 108명에서 79명으로 줄였다. 이어 대한항공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이날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한다.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회장의 갈등으로 대한항공의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입장에선 첫 단추를 잘 꿰어야하는 상황이라 임원 수 감축 등 구조조정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무리수를 던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복귀 무산 책임에서 벗어나야 하기 때문.

LCC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이어 최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로 항공업계 재편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매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국내 항공사 모두 3분기 적자 전환을 기록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특히, 항공업은 인건비 비중이 큰 산업이다"라며 "내년 상반기가 지나기 전에 LCC 중에서 구조조정 또는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당분간 독립경영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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