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현지에서 유통 중인 당뇨병 치료제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DMA가 검출되면서 제약업계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싱가포르 현지에서 유통 중인 당뇨병 치료제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DMA가 검출되면서 제약업계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최근 싱가포르에서 회수된 당뇨병 치료제에서 발암추정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검출됐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에 이어 올 하반기 라니티딘 사태까지 제약업계가 발암물질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정부 당국은 시큰둥한 입장이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4일 싱가포르 보건과학청이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 중 3개 제품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현재 해당 제품들이 국내에 수입되지 않고 있어 자의적인 판단으로 제품 복용 중단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메트포르민은 혈당 조절 역할을 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제2형 당뇨 환자의 80%가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제품에서 NDMA가 검출돼 판매중단 조치가 내려지게 되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현재 메트포르민 제제가 함유된 국내 유통 제품은 645개에 달한다.

특히 당뇨병 치료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DDP-4(디펩티딜 펩티다아제-4) 제제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모든 당뇨병 환자들이 복용할 수밖에 없는 약품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현재 유한양행의 ‘유한메트포르민’을 비롯해 대웅제약의 ‘다이아벡스정’ 등이 있다.

식약처는 해당 검출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식약처는 해당 검출 제품이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제약업계는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는 라니티딘 사태의 경우 전량회수로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파모티딘, 니자티딘 등 대체재가 이미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는데 반해, 메트포르민은 아직까지 대체할 수 있는 제제가 개발되지 않아 만약 국내 제품에서 NDMA가 검출될 경우 피해 추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메트포르민 제제는 당뇨 초기 환자에게 가장 먼저 처방되는 원료 제제 중 하나로, 아무리 미량이어도 활용 범위가 방대한 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뇨 치료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약품 제제 중 하나가 메트포르민이다. 따라서 NDMA 검출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대체재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능성이 낮다고 손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정작 소관부처인 식약처는 전수조사에는 아직 나서지 않은 상황으로, 메트포르민을 판매하는 제약사가 신고한 제조원(수입원)으로부터 원료를 받는지 혹은 변경됐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라니티딘 사태 당시 식약처의 긴급조사에서 NDMA가 검출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성급한 판단을 피해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설명이다.

라니티딘 제제가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위장질병과 관련된 일반의약품 등에도 널리 사용돼왔던 터라 판매금지 조치에 따른 시장피해가 컸던 만큼 이번만큼은 정부 주도의 면밀한 조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지 제품의 검사 추이를 지켜보면서 추가적인 조사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제약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적인 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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