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항공업계 재편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 불황 등으로 우려가 커지는 국내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18일 공동경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은 업계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제주항공의 모회사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어 HDC현대산업개발과 경쟁을 하기도 했다. 입찰가로 2조원을 제시한 애경은 최종 인수에는 실패했지만 시장 지배력 확대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패배했지만, 강한 의지를 나타낸 애경이 향후 시장에 매물로 나올 LCC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인수로 제주항공은 LCC 업계 5위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며 업계 선두를 굳히게 됐다. 계약 최종 체결 이후 양사는 공동경영 체제로 전환, 공동운항(코드셰어)과 슬롯(특정 시간대에 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권리) 교환 등을 통해 효율적인 운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도 충분히 시너지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LCC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합병으로 국내 항공업계는 사실상 빅3체제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지난 9월까지 국제선 점유율을 보면 제주항공 9.4%, 이스타항공 3.4%로 둘을 합하면 12.8%다. 점유율 2위인 아시아나항공 점유율 15.1%와 불과 2.3% 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항공시장의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점유율 10%가 넘는 새로운 항공사가 등장하면서 항공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며 "다른 항공사들도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시장은 구조조정 없이는 궁극적인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시장 지배적인 저비용항공사가 재편된 시장을 상당 기간 향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벌어진 이번 인수에 이어 국내 LCC들 간의 합병과 제휴 등 사업 재편이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매각 가능성이 나온다.

특히, HDC지주의 증손회사가 되는 에어부산의 매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45%를 보유한 에어부산은 HDC지주의 증손회사가 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에는 증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지주회사가 2년 이내에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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