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거리 입구 [사진=한국관광공사]
신해철 거리 입구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노래 ‘광화문연가’에 묘사된 겨울 풍경이다. 이맘때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저절로 흥얼거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이문세, 이수영 중 어떤 가수를 떠올릴 지는 세대에 따라 다르겠다.

한국관광공사가 겨울방학을 맞아 세대를 아우르는 마음 따뜻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노래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테마로 1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공간에 얽힌 수많은 노래가 있지만 겨울 여행을 감안해 △강원도 춘천시 경춘선과 소양강 △‘광화문 연가’ 서울 중구 정동길 △경기도 성남시 ‘신해철거리 △충북 제천시 ‘울고 넘는 박달재’ △전남 ‘목포의 눈물’ 가수 이난영 △경남 창원시 ‘삼포로 가는 길’ 6곳을 추천한다.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 [사진=한국관광공사]
춘천 소양강 스카이워크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원도 춘천 ‘춘천 가는 기차’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 보면, 힘들게 올라 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기차여행을 할 때면 떠오르는 노래이자 강원도 춘천을 대표하는 ‘춘천 가는 기차’ 일부다.

북한강을 따라 경춘선이 달릴 때 ‘춘천 가는 기차’가 불렸다. 경춘선 종착역인 춘천역에 닿으면 매일 출발하는 시티투어버스가 춘천 명소로 데려다주고, 춘천역에서 가까운 소양강 처녀상은 ‘소양강 처녀’를 추억하게 한다. 이웃한 소양강스카이워크는 춘천의 랜드마크가 된 지 오래다.

소양강 처녀상 [사진=한국관광공사]
소양강 처녀상 [사진=한국관광공사]

‘소양강 처녀’는 소양강댐이 생기기 직전에 만들어진 노래다. 지금은 모두 추억이고 옛 풍경이 됐지만 춘천과 낭만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노래로 남아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현묘의 정원과 기억의 정원에서 즐기는 산책길은 문화유산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해준다. 춘천역 남쪽 공지천 변에 있는 에티오피아한국전참전기념관을 둘러보고, 이웃한 카페 ‘이디오피아벳’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누면 어떨까.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은 겨울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위치: 강원 춘천시 공지로(춘천역), 춘천시 영서로(소양강 처녀상)

덕수궁 돌담길 [사진=한국관광공사]
덕수궁 돌담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 중구 정동길 ‘광화문 연가’

명곡은 길가에 따뜻한 추억과 그리움을 남긴다.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에는 정동길, 교회당, 덕수궁 돌담길이 등장한다. 광화문네거리에서 정동교회까지 연인과 거닐던 흔적에 대한 향수가 담겨 있다.

이 노래는 이영훈이 1988년 작사·작곡한 노래로 ‘광화문 연가’에 나오는 눈 덮인 예배당이 바로 정동제일교회다. 교회 건너편에는 이영훈 노래비가 있으며, 낙엽 떨군 가로수와 옛 러시아 공사관, 아담한 찻집 등은 정동길에서 만나는 회상 오브제다.

서울로 7017 [사진=한국관광공사]
서울로 7017 [사진=한국관광공사]

‘광화문 연가’ 길은 세월을 따라 많이 변했다. 영국대사관 옆으로 덕수궁 돌담 내부길이 개방됐고,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개관했으며, 구세군중앙회관은 정동1928아트센터로 다시 태어났다.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층 정동전망대에 오르면 덕수궁과 정동길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정동길과 연결된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옛 새문안동네에서 도시 재생을 통해 전시와 체험을 덧씌운 골목으로 변모한 곳이다. 인문학 책방과 뮤지엄 콘서트홀을 갖춘 인문 예술 공간 ‘순화동천’, 우리나라에서 서양식 벽돌로 세운 최초 건물인 약현성당, 고가도로에서 공중 산책로와 도심 야경 명소로 바뀐 ‘서울로1017’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위치 : 서울 중구 일대

신해철 거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신해철 거리 [사진=한국관광공사]

◇경기 성남 ‘신해철거리’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수 없어요.”

신해철 노래 ‘그대에게’ 일부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있는 가수 신해철 작업실 주변으로 신해철거리가 조성됐다. 성남시와 팬들이 그를 추억할 수 있는 흔적과 마음을 모아 만든 곳으로 신해철이 마이크를 잡고 앉은 동상을 중심으로 160m 정도 이어진다.

이곳에 가수 인순이는 ‘신해철, 그리운 이여. 무대 위에서 포효하는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며 그리운 마음 가슴에 담아두겠네. 음악으로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있을 친구여…’라고 추모글을 남겼다. 이밖에도 각계각층 사람들이 생전의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글이 거리 바닥에 있고, 그가 쓴 노랫말도 나무 푯말에 새겨져 있다.

신해철에게 써놓은 팬들 손글씨 [사진=한국관광공사]
신해철에게 써놓은 팬들 손글씨 [사진=한국관광공사]

신해철 스튜디오에는 아직 그의 자취가 생생하다. 다양한 분야 책이 꽂힌 책장, 그가 입은 무대의상, 작곡할 때 사용한 피아노 등을 보고 있으면 “자, 이제 녹음해야지”라며 그가 문을 열고 들어설 것 같다.

신해철거리와 가까운 율동공원은 호수를 따라가는 산책로가 운치 있다. 공원 내에 자리한 책 테마파크는 책을 읽으며 알찬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국내외 유망 작가를 소개하는 성남큐브미술관, 국내 최초로 책을 주제로 꾸민 현대어린이책미술관도 놓치기 아쉬운 문화 공간이다.

위치 :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발이봉로3번길

박달재 [사진=한국관광공사]
박달재 [사진=한국관광공사]

◇충북 제천 ‘울고 넘는 박달재’

“왕 거미 집을 짓는 고개 마다 구비 마다 울었소 소리첬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박재홍 원곡 ‘울고 넘는 박달재’ 일부다. 충북 제천과 충주를 잇는 박달재는 예부터 교통 요지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다. 하지만 박달재란 이름을 전 국민이 안 것은 1948년 발표된 노래 ‘울고 넘는 박달재’ 덕분이다.

노랫말에 나오는 금봉은 박달재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조선 중엽 박달재 아랫마을에 살던 금봉과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가던 선비 박달의 사랑 이야기에서 박달재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내용이다. 현재 박달재에는 금봉과 박달의 전설을 형상화한 조각공원과 목각공원이 조성됐다.

청풍호반 [사진=한국관광공사]
청풍호반케이블카 [사진=한국관광공사]

제천은 약초로도 유명하다. 2010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열린 제천한방엑스포공원은 한의학의 모든 것을 보고, 듣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올봄 개통한 청풍호반케이블카를 타면 ‘내륙의 바다’ 청풍호를 하늘에서 감상할 수 있다. 청풍호반의 작은 민속촌이라 할 청풍문화재단지, 솟대 테마 미술관인 능강솟대문화공간 등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

위치 :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로

이난영 생가터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난영 생가터 [사진=한국관광공사]

◇전남 목포 ‘목포의 눈물’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이난영 원곡 ‘목포의 눈물’ 1절이다. 최근 혜성처럼 등장한 가수 송가인 덕분에 대한민국은 트로트 열풍이 거세다. 트로트는 1930년 전후부터 국내 창작이 본격화됐고, 1935년 ‘목포의 눈물’에 이르러 그 형태가 정착됐다고 한다.

목포는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 현장이다. 이난영이 잠든 삼학도 이난영공원, 이난영이 태어난 양동 42번지 생가 터, 유달산 허리에 자리한 ‘목포의 눈물’ 노래비 등을 보면 목포 구석구석에 ‘목포의 눈물’이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올해 9월에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보자. 유달산과 바다, 영산강이 어우러진다.

한국 트로트 가요 센터 [사진=한국관광공사]
한국 트로트 가요 센터 [사진=한국관광공사]

올해 10월 29일, 영암 월출산기찬랜드에 한국트로트가요센터가 문을 열었다. 국내 트로트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보고, 하춘화 50여 년 가수 인생을 만날 수 있다.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옆에는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이 자리한다. 공원 내 가야금산조전시관에는 가야금 관련 유물과 자료가 전시돼 초보자도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다.

위치 : 전남 목포시 삼학로92번길(이난영공원) / 영암군 영암읍 기찬랜드로(한국트로트가요센터)

삼포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삼포마을 [사진=한국관광공사]

◇경남 창원 ‘삼포로 가는 길’

“사랑도 이젠 소용 없네. 삼포로 나는 가야지.”

예능방송 ‘불후의 명곡’에서 마마무가 불러 다시 주목받은 강은철 원곡 ‘삼포로 가는 길’ 가사다. 1983년에 나온 노래로 ‘배따라기’ 이혜민이 작사·작곡했다.

이 노래를 듣고 많은 이들이 삼포를 이상향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마을이다. 이혜민이 삼포마을에 여행을 왔다가 반해 노랫말을 썼다.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사진=한국관광공사]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 [사진=한국관광공사]

2008년 마을 초입에 ‘삼포로 가는 길’ 노래비가 세워졌다. 앞면에 ‘삼포로 가는 길’ 노랫말이, 뒷면에 이혜민이 쓴 수필 ‘내 마음의 고향 삼포’ 일부가 적혔다. 노래비 아래 음향 장치가 있어, 버튼을 누르면 ‘삼포로 가는 길’을 비롯해 그 시절 가요가 흘러나온다. 누가 찾을까 싶지만 옛 노래를 그리워해 찾는 이가 많다. 삼포마을 한적한 포구에 카페가 몇 군데 있어 커피 한잔하며 쉬기 좋다.

삼포마을 서쪽 약 2km 지점에 진해해양공원이 자리한다. 올해 10월 공원 내에 창원짚트랙이 개장했다. 짚트랙과 에지워크를 즐길 수 있다. 소사동마을과 진해군항마을 역사길은 타임머신을 타고 옛 시절로 돌아간 듯, 뉴트로 거리 여행에 제격이다. 진해보타닉뮤지엄은 조용하게 머물기 좋은 수목원이다. 진해만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위치 :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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