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티오피아에 부는 산림을 통한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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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에티오피아에 부는 산림을 통한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의 바람
  • 박희송 기자
  • 승인 2019.11.2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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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정서용

[사진=정서용 교수]
[사진=정서용 교수]

올해 100번째 노벨 평화상은 아비 아흐메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에게로 돌아갔다. 에티오피아 주변국 에리트리아와의 분쟁을 종식한 공로와 함께 올 7월 3억5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음으로써 세계기록을 세웠던 것도 노벨상 수상의 요인이 됐다.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에티오피아는 전기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에 땔감을 얻기 위해 나무를 대량으로 베어 사용하고 있다.

또 식량 확보를 위해서 산림을 훼손하여 경작지를 늘리고 가축 방목을 하는 등 에티오피아의 상황은 마치 우리나라 1950~60년대와 흡사하다.

이 때문에 산림 면적이 급격히 줄어들어 정부가 나서서 산림을 복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둥산이 대부분이었던 국토를 울창한 숲으로 복원한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나라다. 1955년, 우리나라는 한 해 동안 국내 나무의 15%가 땔감으로 벌목되고 농토 확보를 위해서 화전민들이 난무했다고 한다.

민둥산을 숲으로 복원하기 위해 우리는 1960년대부터 나무 대신 석탄을 공급했고 화전민을 정리하고 식목일을 지정해서 매년 대대적으로 나무를 심었다. 나무 보호를 위해서 함부로 산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 그리고 농가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도 산림 복원에 큰 보탬이 됐다.

우리의 성공적인 산림녹화 경험이 에티오피아에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따라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방법으로 말이다.

즉, 유엔을 통해서 활성화 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산림경영을 통한 인센티브 기반 온실가스감축 메커니즘인 REDD+와 산림녹화를 결부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치산녹화의 결과를 탄소감축량으로 정량화 할 수 있는 제도와 기반을 마련하고 우리가 가진 선진적인 산림관리 기술을 사용하면 에티오피아는 산림녹화와 함께 추가적인 인센티브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

이미 에티오피아는 오는 2030년까지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의 64%를 감축한다는 야심찬 기후변화 대응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산림부문이 전체 온실가스 감축량의 2/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무분별한 벌목의 주요 원인인 땔감용 에너지 확보 대신 태양광 시설을 보급하고 농지 확보를 위한 벌목을 방지하기 위해서 산림에서 혼농임업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바꾸는 등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를 이끌어 내고 지역주민의 인식과 문화를 바꾸는 것 역시 필요하다.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파리협정 제6조 규칙의 합의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국제사회의 지원을 기대할 수도 있다.

파리 협정은 국가 간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활용이 가능한 경우, 개도국에서 선진국의 도움으로 추가적으로 발생할 온실가스 감축량의 일부나 전부를 이전(ITMOs)함으로써 이에 상응하는 다양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놓고 있다.

이전 대상에 산림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도 포함되는가가 아직 협의 중이지만 에티오피아와 같은 개도국 온실가스 감축의 상당 부분이 산림부분에서 이뤄지기에 궁극적으로는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 산림청과 외교부는 올해 8월 인도에서 열린 제14차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 총회를 계기로 ‘평화산림이니셔티브(PFI:Peace Forest Initiative)’를 출범시킨 바 있다. 국제사회의 산림보호에 관심이 있는 선진국들이 함께 힘을 합쳐서 분쟁 지역에서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산림조성에 협력하자는 것이다.

유엔이 관리하는 기금을 조성해 선진화된 산림녹화를 지원하고 그 결과를 선진국과 개도국의 등의 국내 온실가스 감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에티오피아는 에리트리아와는 물론 에티오피아 국내에서도 여러 부족간의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산림녹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으니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평화산림이니셔티브의 사업지로 최적이다.

또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에티오피아에서 산림분야를 중점 협력 분야로 지정하고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체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내년 6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기후기술 중심 기후변화 정상회의인 P4G(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에도 에티오피아가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니 정상회의 성과사업으로, 에티오피아에서 녹화사업을 전개할 만도 하다.

이처럼 에티오피아에 불고 있는 산림을 통한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의 바람에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 지구 사회의 산림녹화는 물론 남북 산림협력도 실현할 수 있는 날이 조만간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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