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초 사장단 인사를 앞둔 가운데 대표이사 3인의 1년간 활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된 데다 오너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저마다 선방하며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진 경영실적 악화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되는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영향으로 오너리스크가 가중돼 인사에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환경에 불안이 커지면서 인사 폭은 전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는 7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규제 이후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접어들면서 내부의 변화를 최소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3인 대표이사인 김기남 부회장과 고동진 사장, 김현석 사장 모두 올해 준수한 경영성과를 거둬 별 다른 인사이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이 맡고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객사 재고 증가와 이로 인한 판매가 하락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올해 잇따라 신기술을 선보이며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 경쟁기업들을 따돌리고 기술 초격차를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일본 기업 소니가 주도하고 있는 이미지센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 경쟁에 돌입했다. 그 결과 올해 5월 샤오미와 협력해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브라이트 HMX’를 선보이며 소니를 앞서갔다. 

이 이미지센서는 샤오미 미믹스 알파에 탑재돼 중국에서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내년 2월 공개를 앞둔 갤럭시S11에 탑재될 전망이다. 

또 10월에는 12단 3D-TSV(3차원 실리콘 관통전극, 3D Through Silicon Via) 기술을 개발하고 패키징 기술 초격차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에 최신 16Gb D램 칩을 적용하면 업계 최대 용량인 24GB HBM(고대역폭 메모리, High Bandwidth Memory) 제품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주력으로 양산 중인 8단 8GB 제품보다 3배 늘어난 용량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로 역량을 확대하며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을 10% 이상 늘리고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어려운 와중에 점유율 1위를 지키게 한 버팀목 같은 존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올해 3분기 2조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 A 시리즈 등 가격대별 라인업을 세분화하며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대응을 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전세계 90여개국 이상 국가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는 71개 브랜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 내구성 논란이 제기됐을 때 빠르게 출시를 연기하고 내구성을 개선한 뒤 하반기 재출시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었다. 다만 한 차례 출시를 연기했다는 점 자체만으로 내부에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고동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있었으나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 때문에 내부 평가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전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책임지고 있는 김현석 사장은 올해 생활가전 분야에서 잇따른 혁신제품을 내놓으며 눈길을 끌었다. 또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김현석 사장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김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고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과 여가시간, 서로 간의 연결에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 최신 기술을 통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형성해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삼성전자의 역할을 공유한다. 

‘C랩 아웃사이드’와 ‘빅스비 개발자 콘퍼런스’ 등을 통해 빅스비 생태계를 확장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특히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혁신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부터 투자 유치까지 지원하고 있다. 선발된 회사들은 삼성 서울R&D캠퍼스에 마련된 전용 공간에 1년간 무상 입주하고 임직원 식당, 출퇴근 셔틀버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또 팀당 1년간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을 받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와 사업 협력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주문형 제작 냉장고인 비스포크를 출시해 젊은 소비자들과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으며 건조기 시장에서도 국내와 해외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8K TV는 LG전자와 분쟁이 확대되면서 체면이 상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당초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LG전자가 삼성전자를 ‘허위 과장광고’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공세가 거세지자 삼성전자도 ‘업무방해’로 맞대응하고 있다. 

앞으로 8K TV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 LG전자와 싸움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양사는 현재 공정위의 조사 내용에 주목하면서 8K TV 정체성을 강조하는 대외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