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서울-경기도 등 대도시 광역거점 간 통행시간을 30분대로 단축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수도권 서부지역에 광역급행철도(GTX)를 추가하는 등 대도시권 광역철도망을 2배로 확충하고, 서울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등에는 대심도 지하도로를 뚫는 방안이 본격 검토된다. [사진=연합뉴스]
2030년까지 서울-경기도 등 대도시 광역거점 간 통행시간을 30분대로 단축한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수도권 서부지역에 광역급행철도(GTX)를 추가하는 등 대도시권 광역철도망을 2배로 확충하고, 서울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 등에는 대심도 지하도로를 뚫는 방안이 본격 검토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예산은 물론 세부 노선 없이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계획을 놓고 벌써부터 지역 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노선‧위치‧추진방식 등이 제시되지 않은 '총선겨냥용' 정책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해 국민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D노선의 출발을 ‘김포’로 하느냐 ‘인천(인천공항)’으로 하느냐를 놓고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31일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GTX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김포 노선’을 주장하는 쪽이다. 핵심은 김포를 출발로 하는 것이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GTX-D(김포-하남 광역급행철도)의 조기착공을 청원 합니다’ 민원에는 현재 1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진영 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 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청원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김포 노선을 주장하는 청원이 올라오자 5일에는 반박성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최근 노선이 확정되지도 않은 가칭 GTX-D 노선을 김포 검단이라고 말하는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다”며 “GTX-D의 노선은 서쪽으로는 당아래역에서 대장신도시, 계양, 서구, 청라, 인천공항으로 연결되는 게 최적의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GTX-D 노선의 기점이 김포가 아닌 인천공항으로 해서 청라와 당아래를 거쳐 수도권 동부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 같은 인천 중심의 노선 구상을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청원에는 현재까지 1400여 명 이상이 동의했다.

정부에 따르면 GTX-D 노선 윤곽은 내년 하반기께나 드러난다. GTX-D 노선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2021년 상반기 고시예정인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에 반영돼야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 결론을 목표로 용역을 진행 중이다. 

현재 정부는 신규 GTX의 기점과 노선에 관해 함구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당아래-오류동-가산디지털단지역-강남역-잠실역’을 잇는 ‘남부광역급행철도’와의 연관성을 높이 보고 있다. 대광위 관계자는 지난 31일 발표 현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신규 GTX 노선의 경우 서울 2호선의 교통 수요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남부광역급행철도는 애초 서울시 측에서 ‘2호선 급행노선’의 개념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국토부 측과 GTX-D 노선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GTX-D 노선 발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표심잡기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구체적인 노선이나 위치, 추진 방식 등을 마련하지도 않은 채 가능성만 던져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달 31일 ‘광역교통 비전2030’을 내놓으며 GTX-D노선 신설을 발표했다. 지난 3월 출범한 대도시관역교통위원회의 데뷔작이지만 총선을 타깃으로 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강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서부권 신도시와 인근 지역의 취약한 교통인프라를 보완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신규노선을 검토하겠다는 가능성만 열어뒀을 뿐 구체적인 노선‧위치‧추진방식 등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교통개발호재 희망을 불어넣어 해당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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