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날씨의 아이'. [사진=미디어캐슬]
영화 '날씨의 아이'. [사진=미디어캐슬]

[이뉴스투데이 박병윤 기자] 일본영화를 전문으로 수입하는 미디어캐슬이 최근 부진한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는 ‘날씨의 아이’와 관련해 “일본영화에 대한 편견 인식 때문에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미디어캐슬과 배급사 워터홀컴퍼니, 마케팅사 홀리가든과 포디엄 등은 4일 입장문을 내고 “‘날씨의 아이’ 개봉을 준비하면서 일반 관객과 만날 수 있는 마케팅 협업을 추진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일본어가 나오는 영화의 예고편이나 그 소개를 일반 대중에게 전달되는 지상파 매체나 그에 준하는 광고구좌에 게재할 수 없고, 이 시국에 일본에서 만들어진 콘텐츠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 ‘날씨의 아이’는 지난달 30일 개봉해 3일까지 누적관객 33만7000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3위에 머물렀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는 ‘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 2위는 ‘82년생 김지영’이다. 예매율은 5.2%, 좌석점유율은 10.1%로 저조한 수준이다. 

미디어캐슬은 “이번 작품으로 일본에 가는 이익은 없다. 이미 ‘날씨의 아이’는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막대한 흥행을 기록했으며 국내에서의 실패가 일본에 주는 피해도 없다. 그저 수십억 비용을 투자한 국내의 영화사만이 지금의 상황을 손실로 접어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많은 일본 콘텐츠에 투자한 영화사들은 대기 중인 그들 작품 앞에 심약한 마음만 되새김질하고 있다. 대부분 대기업이 아닌 좋아하는 콘텐츠를 업으로 하는 중소기업들”이라며 “일본 내 극우, 전범과 관련된 기업들을 제외하고 지금의 안타까운 시대 속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받는 사회의 구성원들 중 보통의 가치관을 가진 보통의 시민들도 다수”라고 밝혔다. 

미디어캐슬은 “지금 저희는 우리가 하는 행동의 이면에 고통받는 보통의 사람들도 잠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검색포털에 ‘날씨의 아이’가 보고 싶은데 친구들의 눈치가 보여 걱정이라는 누군가의 질문부터 악의를 가지고 이 영화를 시국에만 연결시키는 모든 댓글도 괴로웠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의 본질을 알리고자 하는 그 마음과 다른 모든 기회는 철저히 저희를 외면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미디어캐슬은 “우리는 실패로 끝나겠지만 다른 유사 작품들에는 이제 편견을 거둬달라”라며 “한국에서 출발한 작품과 인정받는 감독이 언젠가 다른 국가의 환경으로 인해 그것의 언어가 한국어라는 이유로 배척받는다면 저희는 그것을 외면하고 넘어갈 수 있는가. 모든 것의 이면에 있는 보통의 현실에 대한 고뇌들도 보살펴지기를 다시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입장문을 접한 영화팬들과 네티즌들은 “일본영화라서가 아니라 기대보다 재미가 없었다” “‘라라랜드’가 흥행했다고 ‘퍼스트맨’이 잘되는 법 있냐” “영화의 흥행은 운에 맡겨야 할 일인데 불매운동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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