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 창립50주년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경영진들과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1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 창립50주년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경영진들과 임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차분한 분위기로 기념식을 치렀다.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이날 기념식은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된 만큼 이재용 부회장도 이례적으로 영상메시지를 통해 기념사를 남겼다.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50년은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노력으로 가능했다”며 “앞으로 50년, 마음껏 꿈꾸고 상상하자”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기술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라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올해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이재용 부회장 국정농단 재판, 반도체 실적 악화 등으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놓고 반도체 신기술을 잇따라 내놓으며 초격차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1970년 11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진공관식 12형 흑백TV.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파나마에 처음으로 수출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1970년 11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진공관식 12형 흑백TV.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파나마에 처음으로 수출했다.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 흑백TV 만들던 기업에서 세계 초일류 전자·IT기업으로

삼성전자는 1969년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이 설립한 삼성전자공업과 삼성-SANYO전기가 모태가 됐다. 1970년 흑백TV를 생산해 파나마에 처음 수출했으며 같은 해 백색가전과 음향기기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73년 삼성전자가 삼성일렉트릭스을 합병한 후 이듬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미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을 장악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며 “반도체 사업이야말로 삼성전자의 미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1975년 삼성-SANYO가 삼성전기로 이름을 바꾼 뒤 1977년 삼성전자와 합병했다. 1978년에는 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법인을 냈고 1979년 한국전자정보를 인수해 국내 최초로 VTR과 전자레인지를 생산했다. 

1980년 삼성반도체를 합병한 후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했으며 1982년 한국전자통신을 인수한 뒤 1984년 ‘삼성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1986년에 차량용 휴대전화인 SC-1000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의 휴대용 전화기다. 이어 2년 뒤인 1988년에는 손에 휴대하고 다닐 수 있는 SCH-100을 만들면서 휴대전화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1990년대에 반도체 사업이 초고속 성장을 이뤄 64MB, 256MB, 1GB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어 2003년에는 플래시메모리 시장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1993년 독일 프랑크루프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는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
1993년 독일 프랑크루프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는 이건희 회장 모습. [사진=삼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3년 6월 7일 계열사 사장들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며 대대적인 혁신을 요구했다. 소위 ‘신경영 선언’이라고 불리는 이날 이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사업과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현재의 위치에 이르렀다. 

2008년 삼성전자는 터치스크린 기반 첫 스마트폰 옴니아를 출시했다. 2010년 스마트폰 브랜드를 갤럭시로 변경한 후 현재까지 시리즈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1년 4분기 애플을 추월하며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이후 스마트폰 점유율은 정체된 시장과 경쟁업체들의 기술개발 영향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1위권에서 계속 머물러있다. 

반도체 사업 역시 2016년 이후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기에 접어들며 한 때 영업이익 14조원, 이익률 55%에 육박한 적도 있었다. 다만 지난해 말 D램 재고가 늘면서 불황에 접어들어 3분기 기준 반도체 영업이익은 3조원대에 머물러있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일본 출장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우여곡절 많았던 창립 50주년…미래 향한 비전 제시

삼성전자는 국내 1등 기업인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편이지만 올해는 오너리스크까지 더해 더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보릿고개’로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합계가 27조7000억원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58조8850억원이었다. 

여기에 올해 7월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와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실시하면서 삼성전자의 직접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일본에 직접 출장을 떠나 여분의 재료를 확보하고 현지 기업들과 방안을 모색했다. 

이밖에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핵심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부품과 장비에서도 ‘탈일본’을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생활가전 사업에서 오랜 앙숙관계인 LG전자와 8K TV에서 다시 한 번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8K TV는 화질선명도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삼성의 QLED는 QD시트를 붙인 LCD”라며 공격을 이어갔고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는 최근 전략을 바꿔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LG전자가 삼성전자 QLED TV에 대해 ‘허위광고’로 공정위에 신고했고 삼성전자 역시 LG전자를 ‘영업방해’로 신고하면서 내년까지 난타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8월 국정농단 대법원 상고심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고 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대법원이 재산국외도피와 재단 출연금 뇌물 여부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뇌물액이 늘어났고 강요죄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만큼 파기환송심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 등기이사가 임기가 만료됐으며 현재 재판과 대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등기이사 재선임 등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폴드.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폴드. [사진=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기술개발과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4월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5G,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에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지난달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을 갖고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폴드를 처음 출시하며 스마트폰 폼팩터의 전환을 알렸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애플 등 글로벌 스마트폰 거대 기업 중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놓은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이어 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차세대 폴더블 폼팩터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폴더블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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