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이공계 대학원생들 중 지도교수로부터 연구지도를 충분히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전체 2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학원생들 중 10%는 논문 연구지도를 거의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활동 이외의 시간은 연구실 행정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현장의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겪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자문회의는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다음달 14일과 23일 타운 홀 미팅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이공계 석‧박사 과정 전일제 대학원생 1330명을 대상으로 8월 20일부터 9월 8일까지 20일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논문·연구와 관련해 이공계 대학원생 들 중 지도교수로부터 논문‧연구 지도를 ‘주 1회 이상’ 받는다는 응답자가 64%, ‘월 1~2회 정도’라는 응답은 26%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들 중 10%는 ‘거의 없다’고 답했다. 

지도교수로부터 필요한 연구지도를 충분히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51%,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26%였다.

다만 연구자로서 필요한 기초능력(발표방법, 논문작성 등)에 대한 정보 습득이나 교육은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는다고 응답한 경우(31%)보다 연구실 선배(38%), 인터넷 정보(16%) 등 다른 경로를 통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시설 및 환경(실험기구, 재료, 실험공간 등)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응답(61%)이 많았으나 대학원에서 수강한 수업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37%였고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경우는 27%였다.

업무·처우와 관련해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평균 1.5개의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체로 본인의 졸업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참여하는 과제 수가 많을수록 본인의 졸업연구와 관련이 적은 연구에 시간을 할애한다고 응답하는 비중이 높았다. 

연구활동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연구실 행정’이라는 응답(49%)이 가장 많았으며 ‘연구실 실험장비 관리’(32%), ‘학과‧학회 등의 행정 및 행사 준비’(24%) 등을 꼽았다. 이러한 연구활동 이외 업무량에 대해서는 ‘많은 편’이라는 응답이 40%, 적은편이라는 응답은 22%였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오랜 시간을 연구실에 머물면서도 주말 휴무, 공식적인 휴가일수 등이 명확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62%는 주중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 연구실에 머물며 휴일 출근이 강제되는 경우(16%)나 공식적인 휴가가 없는 경우(29%)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조교활동, 연구과제 수행 등을 통해 월평균 ‘100만원 이상 125만원 미만’을 지원받는다고 응답한 경우(18%)가 가장 많았으나 응답자 분포는 월평균 ‘25만원 미만’(3%)부터 ‘300만원 이상’(1%)까지 매우 넓은 것으로 조사돼 학생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통·참여와 관련해 학위과정에서 연구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도움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실 구성원간의 성격차이’(39%), ‘연구 외적인 업무 분담의 문제’(26%) 등으로 갈등을 경험한다고 응답이 많았으며 학업과정의 애로사항을 상담할 수 있는 학과 내 절차나 프로그램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모른다’는 응답이 48%, ‘없다’는 응답이 34%로 나타났다. 

또 학교 내에 상담센터가 있을 경우 ‘이용하겠다’는 응답자는 32%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대학 내 상담센터 이용을 꺼리는 이유로 ‘신분 노출에 대한 우려’(42%)와 ‘해결·중재 의지에 대한 불신’(28%) 등을 주로 꼽았다. 

진로·취업과 관련해 정보 상담이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내에 졸업 현황 및 진로 정보를 상담할 수 있는 곳이 ‘없다’(34%)나 ‘모르겠다(40%)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연구직이 아닌 다른 진로에 대한 정보나 교육‧지도를 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81%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이공계 대학원생의 국내 학위과정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입학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현재의 학과·대학·연구실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37%였으며 유학(20%)이나 취업(20%)을 모색하겠다는 응답도 상당수 조사됐다.  

자문회의는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들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한다. 14일은 연세대에서, 23일은 KAIST에서 2차례에 걸쳐 타운 홀 미팅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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