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보험' 가입률 0.2%…"유기견·유기묘 가입제한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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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가입률 0.2%…"유기견·유기묘 가입제한이 걸림돌"
까다로운 가입조건, 낮은 보상율…유기동물 차별 때문
진료비 100만원 나와도 수술하지 않으면 15만원 한도
가입 연령 5세 이하 제한, 높은 보험료 등도 걸림돌
반려동물 진료비 청구 간소화 시스템 POS...활성화 기대
  • 이도희 기자
  • 승인 2019.09.2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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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열린 '2019 서울캣쇼'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생명존중 파랑새 유기묘 쉼터에서 자원봉사자가 유기묘를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열린 '2019 서울캣쇼'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생명존중 파랑새 유기묘 쉼터에서 자원봉사자가 유기묘를 돌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도희 기자]  #집 앞에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고양이를 입양한 직장인 A씨. 펫보험을 가입하기 위해 보험사를 찾았지만 "유기견·유기묘는 나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가입이 불가하다"는 보험 담당자의 답변을 듣고 발길을 돌릴수 밖에 없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펫보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가입 조건이 까다롭고 보상이 지나치게 낮기 때문에 막상 가입률은 적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보험료 대비 보상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펫보험'은 진료비의 70%를 보상해준다고 광고하지만, 수술하지 않으면 진료비가 100만원이 넘게 나오더라도 최대 받을 수 있는 보장료는 15만원이다.

예컨대 A보험사 한 상품의 경우 기본 계약인 통원의료비 보장 한도는 500만원, 보장 보험률은 70%다. 그러나 하루 통원·입원비 보장 한도는 15만원이어서 결국 15만원밖에 받을 수 없다. 이런 까다로운 약정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보험료 낼 돈으로 적금 넣는 게 훨씬 낫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사진=연합뉴스]

◇반려동물 보호자 1000만 시대...'펫보험'이 안 되는 이유

펫보험은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수술비나 치료비를 보장해 주는 보험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 펫보험 시장의 규모는 현재 10억원 정도다. 특히 펫보험 가입률은 0.22%밖에 되지 않는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굉장히 낮은 수치다. 펫보험이 활성화된 영국은 펫보험 가입률이 25%에 이르고, 스웨덴은 무려 40%에 육박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급증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펫보험 가입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그동안 펫보험 자체가 '유명무실' 했기 때문이다.

펫보험은 지난 2007년 야심 차게 등장했지만 손해율 악화 등으로 곧바로 사라졌다. 이후에도 같은 이유로 나왔다 사라졌다를 몇 번 반복했다. 그러다 보니 펫보험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반려묘를 키우고 있는 A씨는 "펫보험을 들려고 알아봤는데 고양이는 가입이 쉽지 않더라"며 하소연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반려동물들도 펫보험에 가입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펫' 보험이 아니라 '강아지' 보험으로 부르는 게 맞다는 불만의 목소리다.

[사진=연합뉴스]

◇가입 연령 5세 이하 등 제한, 높은 보험료 등도 걸림돌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펫보험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펫보험 가입절차가 복잡하고 보험 혜택 또한 제한적이어서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다.

현재 국내 펫보험은 Δ삼성화재 '애니펫' Δ메리츠화재 '펫퍼민트' Δ롯데손보 '마이펫보험' Δ한화손보 '펫플러스' Δ현대해상 '하이펫' ΔDB손보 '아이러브펫' ΔKB손보 '사회적 협동조합 반려동물보험'이 있다.

그러나 펫보험은 가입 연령이 만 6세 이하 등으로 제한돼 있어 고령견은 가입할 수 없고, 유기견을 입양할 경우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어 가입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이외에도 높은 보험료 역시 걸림돌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 10년 전에도 지금처럼 동물 진료비가 제각각이라 보험금 측정이 어렵고 결국 손해율이 높아지며 펫보험 유지가 어려워져 판매를 중단했었다"며 "현재 보험에 가입한 고객을 중심으로 진료비 관련 자료를 수집, 표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부처를 비롯한 관계기관에서 반려동물등록제를 위한 동물등록방식 개선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러 논의를 통해 펫보험 시장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3월 동물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한 것도 펫보험 시장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려동물 진료비 청구 간소화 시스템 POS...활성화될까

최근에는 보험개발원이 반려동물 진료비 청구 간소화 시스템인 POS(Pet Insurance Claims Online Processing Syste)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동물병원에서 펫보험에 가입한 동물이 진료를 받는 즉시 보호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반려동물 보호자가 동물병원 진료를 마치고 바로 보험금 청구부터 정산까지 가능한 환경이 구축된다. 반려동물보험 가입자의 청구·정산서비스 이용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이 또한 움츠러들었던 반려동물보험 시장에 훈풍을 불러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보험개발원은 사람 지문 역할을 하는 반려동물 비문(코의 무늬)을 활용해 개체를 식별하는 자동정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반려동물 비문은 고유한 코 무늬로 사람 지문처럼 신분증명 역할을 한다. 보호자는 각 보험사가 안내하는 애플리케이션(앱)에 반려동물 비문을 등록하면 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내부 의사결정 과정이 마무리하는 대로 현대해상에 우선 연동돼 서비스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다른 보험사까지 확대 연동돼 반려동물보험 청구·정산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대폭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에 달하는 등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보험 가입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라면서 "해당 서비스가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펫보험 활성화에 기여할 제도 보완도 진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 3월 '동물병원 진료 표준화 방안 연구' 용역을 마무리한다. 국회에서는 동물복지 5개년 종합계획(2020~2024년) 세부 과제로 현행 동물등록방식 대비 간편하고 실효성 높은 생체인증방식 도입 추진 중이다. 생체인식 등록제가 법제화되면 동물 인식률이 높아져 보험 청구나 심사하는 데 용이해 펫보험 가입자 편의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농림부 동물복지정책팀장은 "동물등록 방식으로 비문 등 동물의 생체정보 활용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동물 생체정보의 개체 식별 정확도, 과학적 근거 등 연구를 위한 정책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라며 "동물등록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지속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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