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 백지화 발의…국토부 책임 회피 논란
상태바
[단독]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 백지화 발의…국토부 책임 회피 논란
함진규 의원, 제도 시행 4개월 안돼 개정안 발의 구설수...매매업계 대변만
정부, 제도개선 절차 거부 ‘논란’…“의원실 주도로 추진, 책임 없다” 주장
  • 고선호 기자
  • 승인 2019.09.06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6월 전면 의무화가 시행된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이 시행 1년 여 만에 임의 규정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전면 의무화가 시행된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이 시행 1년 여 만에 임의 규정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지난 6월 1일부로 전면 의무화가 이뤄진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 제도가 시행 1년도 채 안돼 사실상 폐지수순을 밟게 됐다.

이는 그동안 논란이 된 과도한 보험료율 등에 대한 문제로 매매업자들의 반발이 지속됨에 따라 최근 국회에서 책임보험 의무화 강제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바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며 가시화됐다.

그런데 관련법 개정 과정에서 정부가 제도개선 절차 자체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함진규 국회의원(자유한국당·경기 시흥 갑) 의원실에 따르면 함 의원이 지난 20일 중고차 성능·상태점검자의 책임보험 가입 의무를 선택 사항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함 의원이 지난 2017년 당시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자와 매매사업자 간의 불분명한 책임 소재 등으로 인한 중고자동차 소비자의 혼란 및 재산상 손해 예방을 위해 추진된 제도로, 보험업계와의 조정 기간을 거쳐 지난 6월 1일부로 의무화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자동차성능·상태점검자는 성능·상태점검 내용에 대해 보증해야 하고 이에 책임을 지는 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의무화 단계에서 입법 취지에서 벗어난 과도한 보험료율과 매매업자와 성능·상태점검업계와의 분쟁 격화, 고액 보험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한 보험사의 일방적인 보험 해지 조치 등의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원 등이 지난 6월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불합리한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결사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회원 등이 지난 6월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불합리한 자동차 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 결사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매업계 관계자는 “주행거리 1만㎞ 미만의 최근 출고된 차량의 경우 적은 보험료가 매겨지는 반면 결함이 많을 수밖에 없는 노후차량의 경우 수 십 만원에 달하는 보험료가 책정되는 등 등 불합리한 산정기준으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는 곧 차량 판매 단계에서 매매업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논란이 의무화 이전부터 제기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도개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제도화 당시 함 의원실과 소통해왔던 국토부 자동차운영보험과에 따르면 올해 4월경 보험료율 산정 단계에서부터 매매업자들의 반발이 제기됨에 따라 문제를 인지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 주도로 추진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입법으로 추진됐다면 주도적으로 개선에 나섰겠지만 의원실에서 주도해 도입이 됐기 때문에 갈등 조율이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 의무화 이전부터 보험료율 등의 문제가 가시화 됐지만 국토교통부가 제도 개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중고차 성능 책임보험 의무화 이전부터 보험료율 등의 문제가 가시화 됐지만 국토교통부가 제도 개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 DB]

이 같은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 이후 의무화 조치가 이뤄진 지 4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사실상 제도 폐지를 의미하는 임의규정으로의 변경을 골자로 한 개정안까지 발의되면서 사태 진정은커녕 오히려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형국이 됐다.

이에 대해 함진규 의원 보좌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보험상품의 부작용으로 인해 반발이 너무나 커 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매매업계, 성능·상태점검업계, 보험개발원 등과 논의를 진행했지만 국토부가 △구간 적용 △보험료율 조정 △연차적 확대 방안 등의 대안을 전부 거부하면서 하위법령 내지는 제도개선 방안이 없다는 판단 하에 의무화 규정을 삭제하고 임의규정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설명에 따르면 법률 집행 기관인 정부가 사실상 제도개선에 손을 놓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현장에서는 매매업계-성능·상태점검업계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토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키’를 당초 제도 발의자인 함진규 의원 쪽으로 돌렸다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성능·점검업계 관계자는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선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매매업자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에 목적을 둬야함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책임만 회피하려는 안일한 대처로 실망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