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사진=서울국제여성영화제]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담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1번째 여정을 마치고 22번째 항해를 준비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지난달 29일 개막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영화제)가 8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오늘(5일) 오후 7시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3관에서 폐막식을 올린다고 당일 밝혔다.

이날 오후 7시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3관에서 열릴 폐막식에서는 경쟁부문 시상과 함께 폐막작이 상영된다. 폐막작은 아시아단편경쟁부문 수상작이다.

영화제측은 “올해 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고 논쟁적인 작품들을 상영하며 영화제를 찾은 관객과 게스트 모두에게 호평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여성‧영화‧한국영화 100년의 역사를 교차하며 만들어 낸 프로그램 이벤트는 물론 전시, 콘서트, 마켓, 워크숍 등 다양한 스페셜 이벤트가 영화제 기간 내내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문화비축기지 일대에서 풍성하게 펼쳐졌다. 지난 8일간의 여정을 돌아보며 영화제의 주요 이슈들을 돌아본다.

◇영화제 기간 동안 극장을 찾은 여성 영화인들= 올해 페미니스타인 배우 김민정과 1·2대 페미니스타이자 명예집행위원인 배우 김아중, 아티스트 권지안(솔비)은 물론 변영주 감독, 전고운 감독, 김꽃비 배우, 정하담 배우, 김소영 감독, 정재은 감독, 부지영, 신수원, 김보라 감독 등 수많은 영화인들이 영화제 기간 동안 극장을 찾아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개막식 공동사회를 시작으로 ‘스타토크’, 아시아단편경쟁 심사, 폐막식 참석까지 영화제의 모든 과정을 함께 하고 있는 올해 페미니스타 김민정은 홍보대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올해 공식 트레일러를 제작한 영화 ‘소공녀’ 전고운 감독은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자원활동가로 활동한 후 2009년 ‘내게 사랑은 너무 써’라는 단편으로 영화제에서 첫 상영과 수상을 경험하는 등 영화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전고운 감독은 “트레일러 제작을 맡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며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아니라면 절대 맡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배우 김꽃비는 “여성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이 정말 많다”며 “실제 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작품을 감상했다”고 밝혔다.

1·2대 페미니스타인 배우 김아중은 ‘스타토크’와 여성영화인 네트워크 행사인 SIWFF’S NIGHT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자원활동가들을 격려하고, 영화제 곳곳을 돌아보는 등 명예집행위원으로서 영화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가수에 이어 최근 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권지안(솔비) 역시 할리우드 #미투 운동을 다룬 ‘와인스타인’ 을 관람하고, 이어진 대화에서 자기 경험과 함께 물론 사회를 향해 용감한 발언을 아끼지 않아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해외 영화인들도 극찬= 영화제를 찾은 해외 게스트들의 만족도 높았다. 국제장편경쟁 심사를 맡은 사라 켈러 보스턴 메사추세츠 대학 교수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1년이나 이어져왔다니 감탄스럽다”며 “이렇게 많은 여성 감독들의 영화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렵다.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폴란드에서 온 마르타 지도와 피오트르 슬리보브스키 감독 역시 “상영되는 작품들이 모두 훌륭하고, 영화제 규모에도 깜짝 놀랐다”며 “다시 한 번 영화제를 찾고 싶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현실의 문제의 쟁점화= 한편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매해 여성주의 주요현안을 주제로 하는 쟁점 포럼을 이어왔다. 올해는 8월 31일 문화비축기지 T2에서 연초부터 들썩인 일련의 ‘장학썬(고 장자연 사건, 김학의, 버닝썬)’으로 통칭되며 동시다발적으로 폭로된 ‘버닝썬 게이트’와 강간 비즈니스에 대해 ‘선을 넘은 남자들, 벽을 깨는 여자들: 룸, 테이블, 클럽의 성정치’라는 이름으로 포럼을 진행했다.

김주희 교수는 “‘버닝썬’으로 대표되는 강남 클럽문화는 룸살롱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었다”라며 “여성혐오를 재생산하는 산업 시스템은 물론 여성혐오를 통해 지속되는 남성들의 일상문화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성찰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주연 프로그래머는 한국영화사에서 ‘룸살롱 공화국’, ‘밀실 정치’, ‘성상납’과 같은 표현으로 꾸준히 재현되어온 ‘밀실’에 대해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권력축재의 현실을 고발하는 의미와 함께 가로막힌 현실이라는 시대적 판단도 가미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남성들이 현실을 개탄하고 비판하는 사이, 여성들은 밀실에서 죽거나 밀실 바깥으로 추방당한다”고 말했다.

발표에 이어 토론에서 황미요조 영화연구자는 “유흥업소에서 판매하는 것은 여성 신체에 대한 접근뿐만 아니라 남성의 권위를 북돋고 재남성화 효과를 가져 오는 모든 신체적이고 감정적인 여성 노동”이라며 “여성이 폭력과 혐오로 인해 차별당하는 문제를 남성성 문제로 환기시키도록 반성매매 정책과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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