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OLED 8K TV. [사진=LG전자]
LG전자 OLED 8K TV. [사진=LG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전자가 최근 OLED TV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시장상황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에 절반에도 못 미치며 8K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길 처지에 놓였다. 업계에서는 판매 전략의 실패를 언급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경쟁사들을 제치고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조사한 2분기 전세계 TV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31.5%의 점유율로 LG전자(16.5%), 소니(8.8%) 등을 제치고 1위를 지켰다. 특히 이 점유율은 1분기 29.4%보다 2.1%p 늘어난 수준이다. 

이같은 점유율 격차는 삼성전자의 QLED 브랜드 마케팅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QLED TV 판매량은 120만대로 전분기보다 28만대 늘었어 LG전자와 소니의 OLED 진영 판매량(61만대)보다 2배 가까이 앞섰다. 

최근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OLED TV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QLED와 화질 비교를 해가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삼성전자 QLED 8K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QLED 8K TV. [사진=삼성전자]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QLED와 OLED TV 차이는 LCD와 OLED 차이로 설명하는게 맞다”며 “LCD는 백라이트를 통해 영상을 만들지만 OLED는 픽셀 스스로 빛을 낸다. 때문에 LCD TV는 완벽한 블랙을 재생할 수 없다. OLED의 퍼펙트 블랙은 평가기관에서 완벽하다는 평가를 지속적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QLED TV는 엄밀히 말하면 LCD TV 백라이트 유닛에 QD 시트를 붙인 제품으로 LCD TV로 봐야 한다”며 “LCD는 자발광 디스플레이인 OLED와 달리 백라이트에 편광 필름을 부착한 것이기 때문에 검은색에서도 빛이 샐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LG전자는 소니, 필립스, 스카이워스 등 전세계 15개 가전기업들이 OLED TV를 채택하고 있다며 OLED TV의 우수함을 강조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TV 점유율이 밀리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높은 가격과 다양하지 못한 라인업을 언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43~98형까지 8개 크기에 8K TV 포함 총 24종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반면 LG전자 OLED TV는 8K TV 포함 55형부터 88형까지 네 가지 크기로 출시돼있다. 가격 역시 8K TV의 경우 삼성전자가 3600만원대인 반면 LG전자는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기준 5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더 세로’와 ‘더 프레임’ 등 라이프스타일 TV를 대거 선보이며 인테리어 소품과 동시에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맞춤형 TV를 선보이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을 정조준하기 위해 초 프리미엄 브랜드인 ‘LG 시그니처’를 통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프리미엄·대형 TV로 분류하면 점유율 격차는 더 심각한 편이다.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라이프스타일 TV '더 세로'. [사진=삼성전자]

IHS마킷이 조사한 2분기 프리미엄 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53.9%로 1위, 소니가 19%로 2위를 차지했으며 LG전자는 16.2%로 3위에 머물렀다. LG전자가 ‘LG 시그니처’와 ‘LG 오브제’ 등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를 통해 TV마케팅을 펼친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이같은 점유율 격차는 8K TV의 출시시기에 차이가 생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QLED 8K TV를 처음 출시한 반면 LG전자는 8개월이 늦은 올해 6월 OLED 8K TV의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 초 CES를 통해 OLED 8K TV를 선보인 후 출시까지 5개월 이상 걸린 셈이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 격차를 벌렸다. 

특히 LG전자가 야심차게 내세운 ‘LG 시그니처 OLED TV R’(롤러블 TV)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공개 이후 아직까지 출시가 되지 않는 것에 대해 결함이 감지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권봉석 사장은 올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LG 시그니처 OLED TV R’(롤러블 TV)은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 사장은 당시 “롤러블 TV는 현재 적절한 가격을 책정하는 단계로 한국과 미국, 유럽 등 선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먼저 출시할 계획이다. 이어 성장 시장인 중남미와 아시아에서도 프리미엄 TV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LG 시그니처 OLED TV R. [사진=LG전자]
LG 시그니처 OLED TV R. [사진=LG전자]

전자업계 일각에서는 롤러블 TV 출시가 늦어진 것에 대해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이를 개선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롤러블 TV의 경우 이전에 없던 형태의 TV기 때문에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있다. 특히 수리에 대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당장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의 OLED 8K TV와 롤러블TV가 출시된 3분기 이후 점유율 반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당장 라인업을 확대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 이를 비집고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전자업계에서는 우수한 기술력의 제품을 내놓고도 마케팅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K TV까지는 OLED와 QLED의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지만 8K 고화질에 이르면 두 제품에 차이가 생긴다. 그러나 판매 전략에서 실패한다면 소비자들은 이같은 화질의 우수성을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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