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일본여행 가면 꼭 사오는 상품’.

최근 일본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삐에로쑈핑과 올리브영이 내세우던 주력 홍보문구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국내 관광객 수가 700만명에 이르자 내놓은 인기 일본제품 판촉 전략이기도 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삐에로쑈핑에 들어가면 이로하스 복숭아맛물, 센카 퍼펙트휩 폼클렌징 등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이했다. 올리브영도 매장 앞 또는 입구에 내놓는 미끼상품 할인매대에는 늘 휴족시간, 센카 퍼펙트휩, 키스미 마스카라가 자리하곤 했다.

대대적인 마케팅 덕분에 한 때 ‘일본 드럭스토어 제품을 구매하려면 삐에로쑈핑이나 올리브영에 가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줬는데, 예기치 못한 일본 경제보복 때문에 그간 노력이 무용지물이 됐다. 되려 일본제품 불매 움직임의 역풍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실제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삐에로쑈핑에 가니 돈키호테 같고 너무 왜색이 짙네요’, ‘올리브영 왔는데 거의 50%가 일본 제품. 예전에는 몰랐는데…’ 등 지적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들 기업들은 당장 매출은 물론, ‘일본제품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고착화되고 있는 ‘친일기업’ 이미지가 부담스럽다. 국내 소비자들 정서로 향후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14일 양사에 문의한 결과 실제 일본 제품 취급 비율은 전체 취급 제품 가운데 채 10%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상생 노력으로 삐에로쑈핑과 올리브영은 각각 판매상품의 70%, 75%를 국산 중소기업 제품으로 채우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주요 매대 배치와 지속 판매에 대해서는 유통채널 운영 특성상 제조사·수입사와 계약을 맺고 해당 조건을 준수해야 하기에 일방적으로 제품을 빼기 어렵다고 난색을 드러낸다.

한 헬스&뷰티스토어 관계자는 “전체 매출이 10% 정도 감소했다. 단순히 일본제품뿐 아니라 방문객 자체도 줄어 무명의 중소기업 제품 판매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매출감소도 감소지만 유니클로, DHC, 한국콜마 등 이슈도 그렇고 여론이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고 걱정했다.

일본불매운동 장기화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제품을 선봉에 내세워 장사를 해온 양사의 하반기 전망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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