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랑데 건조기(왼쪽), LG 트롬 건조기. [사진=삼성전자, LG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26일 전국에 호우경보가 내려지면서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가운데 건조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7월 건조기 판매량이 전월 대비 50%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소비자들 반응이 뜨겁다. 

그러나 국내 양대 가전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건조기 사업은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는 국내 건조기 판매량의 80%를 차지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반면 LG전자 트롬 건조기는 이달 초부터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과 ‘응축수 잔수로 인한 악취’ 등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면서 장마철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견 가전기업인 위닉스는 10㎏ 이하 건조기 시장에 힘을 주면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14㎏ 이상 대형 건조기의 7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45%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 건조기 그랑데는 건조통에 적용된 360개 에어홀에서 바람이 골고루 퍼져 많은 양의 빨래도 고르게 건조할 수 있다. 

건조통 내부 온도를 60도 이하로 자동 유지해 옷감 손상을 최소화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건조기 사용 빈도나 환경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청소 가능한 열교환기를 채택해 장마철에도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성능 때문에 유럽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에서 그랑데 건조기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매출이 늘었다. 특히 영국에서는 올해 1분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 시장에서 약 21%의 시장점유율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독일 제품 평가 전문 매체 ETM은 7개 브랜드 건조기 중 삼성 제품을 1위로 선정했다. 

삼성전자 그랑데 건조기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간 반면 LG전자 트롬 건조기는 장마철의 시작을 앞둔 이달 초부터 날벼락을 맞았다. 

이달 초 트롬 건조기를 이용한 소비자들은 건조기의 자동세척 콘덴서에 먼지와 물때가 쌓여 건조 성능을 저하시키고 악취를 유발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같은 불만을 가진 건조기 구매자들이 모인 네이버 밴드에는 벌써 2만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LG 의류건조기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옷감을 관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다. 콘덴서에 일정 수준으로 먼지가 쌓여도 건조기 성능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10년 무상 보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이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LG 건조기에 대한 민원은 최근까지 1400여건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LG건조기의 과장광고 여부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리콜과 함께 근본적인 설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를 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LG전자가 곧 건조기에 대한 설계 구조 개선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콜을 할 경우 LG전자가 리콜해야 하는 건조기는 140만대에 이른다. 2분기 스마트폰과 TV가 부진한 가운데 생활가전으로 실적을 방어하던 LG전자는 140만대 리콜이 이어질 경우 전사 적자전환도 우려해야 한다. 이미 건조기에 대한 구조적 개선만으로도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LG전자는 트롬 건조기에 대해 올 연말까지 50개국에 출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 계획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출시의 경우 건조기 이슈와는 별개로 출시 국가의 시장상황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가 주춤한 사이 위닉스 텀블건조기는 10㎏ 이하 중형건조기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위닉스 텀블건조기는 일렉트로룩스의 자회사인 아에게(AEG)와 제습기 전문기업인 위닉스가 공동개발한 제품이다. 유럽에서 제조부터 생산, 품질 관리까지 모두 완료해 완제품 형태로 국내에 수입되며 제품은 2년, 모터와 컴프레서는 10년까지 AS를 보장한다.

위닉스 관계자는 “국내 건조기 시장은 14㎏ 이상 대용량 건조기가 비교적 부피가 큰 이불건조 기능을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지만 10㎏ 이하 시장에서는 옷감별 권장용량, 전기료, 저온건조가 가능한지 등을 꼼꼼하게 비교해 구매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위닉스 텀블건조기는 옷감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대용량 건조기와 옷감별 권장용량이 크게 차이나지 않고, 청결하고 손쉬운 관리가 가능한 부분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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