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현종 기자] 사상 초유의 일본 무역보복으로 촉발된 한일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일본의 공세가 오락가락한 상황에서도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집단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단적으로 국내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가 최근 분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채 일본산 맥주를 할인 판매해 구설에 올랐다.

신세계그룹 이마트 양재점은 일본산 맥주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단독 행사로 ‘아사히 블랙 350mL 6개 구매 시 5000원’ 행사로 진행된 이벤트는 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마트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며 “일본 경제보복으로 국가 경제와 산업은 위협받고 대다수 국민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마트의 이러한 비상식적 행위는 ‘매국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들도 수백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재고 손실을 감수하고 일본산 맥주·담배·과자 등 전량 매대 철수한 것과 비교하며 대한민국 대기업으로서 최소한 기본을 지켜달라”고 강력 요청했다.

마트협회의 분노는 일반 소형 매장이 아닌 공룡기업 ‘이마트’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만 놓고 보면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중 양재점만 문제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을 놓고 보면 비단 한 지점만의 문제로 넘어갈 수 없다.

동네 슈퍼마켓이 아닌 신세계그룹이란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신세계그룹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물론 기업의 이익창출과 ‘애국심’은 별개의 문제다.

대형마트는 최근 몇 년 간 줄어드는 매출로 고민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마트업계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이마트 오프라인마트 매출은 11조5223억원으로 직전 해 대비 1.4% 줄었고 순이익도 26.4% 감소했다.

올 상반기 시장 예측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이마트에 대한 상반기 매출 예상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과 경쟁 심화로 대형마트 채널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11조원대 대형마트가 맥주 할인 판매로 얻는 수익구조를 예단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오히려 ‘일본 맥주를 다르게 사용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마트측은 이렇다 할 사과의 말없이 “유통기한이 9월로 다가온 맥주 재고 처리를 위해 해당 매장의 단독 행사였다”고 밝히면서 최근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인식조차 못하는 듯하다.

만약 해당 점포의 매장 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했더라면 이 또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 

‘일본 맥주 보이콧’ 분위기를 제대로 감지하지도 못하고 내부 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본사와 점포 간 불통도 문제로 지적됐다.

국민 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가 수반되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처럼 영혼 없는 사과로 일관한다면, 고객들도 결국 등을 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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