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사상 첫 군사분계선(MDL)에서의 북미 정상 회동이 성사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MDL을 넘어 북측으로 10여m를 걸어갔고,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MDL을 넘어 남측으로 넘어오며 화답했다. 특히 철저하게 조연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등장으로 남북미 3국 정상이 사상 첫 판문점 회동은 이날 분위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로써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대화가 중대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남측 자유의 집 인근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과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사이 길로 MDL을 넘어 약 10m를 걸어 북측 판문각 앞까지 갔다가 다시 우리 측으로 걸어왔다. MDL 앞에서 조우한 두 정상은 반갑게 두 손을 맞잡은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김정은 위원장) “긍정적인 일이 많이 생기고 있어 기쁘다”(트럼프 대통령)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미 정상의 만남은 지난 2월 28일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이다. 북미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에서부터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 이어 1년 새 세 차례나 만났다. MDL을 넘어 걸어온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우리 측 자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앞서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환담을 나누고 있는 중 건물 밖으로 걸어 나와 남북미 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과정에서 철저히 조연임을 자처했다. 앞서 자유의 집에 미리 도착해 있었지만 북미 정상이 인사를 나누는 동안 건물 밖으로 나오지 않다가 막바지에 깜짝 등장, 사상 최초로 종전과 평화 선언 당사자인 남북미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이후 자유의 집 건물에서 북미 정상은 배석자 없이 단독회담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비핵화 규모와 방식 등을 걸맞게 대북제재 완화 등에 대한 수위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단독회담 직전 공개된 두 정상의 대화만으로 북미 대화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유의 집 회담장에 들어선 김 위원장은 “(이번 북미 회담이 트럼프) 대통령께서 보내준 친서를 통해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닌가 하는데, 난 어제 아침 대통령께서 (트윗을 통해) 그런 만남을 제안해서 놀랐고 정식 제안했단 걸 오후 늦게 알았다”며 극적 만남임을 강조했다. 이어 “북과 남 사이에 분단의 상징이고,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자리에도 오랜 적대적 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이렇게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로 메시지를 보냈을 때 (김 위원장이) 이 자리까지 오지 않았으면 제가 굉장히 민망했을 텐데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문재인 대통령도 말씀 하셨듯이 역사적 순간이며,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이라고 이번 회동의 의미를 부여했다. 또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 2년 반 전의 상황을 돌아본다면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었고 한국과 북한, 전 세계에도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한 뒤, “그 후로 우리가 이뤄낸 관계는 굉장히 많은 사람에게 크나큰 의미를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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