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부천에서 만나는 특별한 로봇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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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부천에서 만나는 특별한 로봇들
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공개되는 7편의 로봇영화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6.2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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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트레일러 영상 캡쳐.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에게는 1년에 세 번 큰 행사가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경계에는 전주국제영화제(JeonjuIFF)로 향하고 여름의 한 가운데에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로 향한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부산국제영화제(BIFF)로 향한다. 

이들 세 영화제 중 장르영화 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영화제는 Bifan이다. 공포영화와 SF, 액션영화 등 다양한 장르영화들이 상영해 매니아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Bifan은 지난해부터 영화제에 장르의 컨셉을 적용해 개성있는 행사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Bifan은 공포영화 컨셉으로 영화제를 개최했으며 올해는 SF영화 컨셉으로 영화제를 준비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특별전과 디자인들이 행사 기간 중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올해 Bifan이 장르의 특성을 살려 개최한 특별전은 ‘로봇 특별전: 인간을 넘어선 미래’다. 여기에는 1950년대 이후 로봇의 개성이 돋보이는 영화 7편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서 호평을 받은 영화부터 알려지지 않은 20세기 영화들까지, Bifan이 선정한 로봇영화의 대표작들을 알아보자.

'금지된 세계'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금지된 세계’

프레드 윌콕스 감독의 1956년작 ‘금지된 세계’(Forbidden Planet)는 1980년대 ‘명화극장’에서 ‘금단의 별’로 소개됐으며 비디오 출시명은 ‘AD2257 금지된 세계’다. 

획기적인 시각효과를 대거 사용한 이 작품은 ‘지구가 멈추는 날’, ‘우주전쟁’과 함께 1950년대 SF영화 대표작으로 불린다. 

영화팬들에게 이 영화가 알려진 것은 영화 속 로봇의 우스꽝스런 디자인 때문이다. 맛집탐방으로 잘 알려진 어느 타이어회사의 마스코트를 연상시키는 이 로봇은 실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충분하다. 

'이색지대'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이색지대’

지금의 30대 중반 이상 어른들에게는 ‘쥬라기 공원’의 원작자로 알려진 마이클 크라이튼의 연출작이다. 대표적인 SF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튼은 이 영화 외에도 몇 편의 영화를 연출했지만 좋은 결과를 거두진 못했다. 

그의 첫 연출작인 ‘이색지대’에는 60대 이상 영화팬들에게 ‘왕과 나’의 몽구트로 잘 알려진 율 브리너가 출연했다. 액션과 SF, 서부극이 합쳐진 이 영화는 인간과 똑같이 생긴 로봇이 등장해 사람들을 미지의 세계로 이끄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색지대’는 훗날 HBO 드라마 ‘웨스트월드’로 재탄생했다. 2016년부터 만들어져 지난해 시즌2까지 제작된 드라마 ‘웨스트월드’는 안소니 홉킨스, 에반 레이첼 우드, 에드 해리스 등 화려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 조나단 놀란이 연출을 맡았다. 

'블레이드 러너'.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블레이드 러너’

‘사이버펑크의 전설’로 불리는 ‘블레이드 러너’도 부천에서 상영한다. 1982년 영화로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시각효과도 특징이지만 안드로이드의 정체성과 그것을 통한 인간 존엄을 묻는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영화는 인간과 외관 차이가 전혀 없는 레플리컨트(인조인간)의 반란이 벌어지고 그들을 잡기 위한 경찰들의 추격이 주된 이야기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도 감독판과 극장판, 파이널컷 등 여러 버전이 존재한다. 그리고 2017년에는 드니 빌뇌브가 속편인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만들기도 했다. 

‘블레이드 러너’ 속 시대 배경은 2019년이다. 실제 2019년의 한복판에서 1982년에 상상한 2019년을 들여다 보는 기분도 색다를 것이다. 

'신비의 체험'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신비의 체험’

이번 로봇 특별전에 상영하는 7편의 영화 중 가장 낯선 작품이다. 코미디 영화의 대표적 작가 존 휴즈가 연출한 이 영화는 ‘프랑켄슈타인’에서 영감을 받은 고등학생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완벽한 여자를 만들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된다. 

존 휴즈는 미국 코미디 영화의 대표작 ‘휴가대소동’의 각본을 썼으며 ‘조찬 클럽’의 연출을 맡았다. 이밖에 ‘나홀로 집에’와 ‘베토벤’, ‘개구쟁이 데니스’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코미디 영화의 각본을 맡았다. 

존 휴즈가 비록 SF영화에 숙련된 감독은 아니고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로봇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코미디영화 전문가가 바라본 색다른 로봇을 만날 수 있는 영화다. 

'에이 아이'.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에이 아이’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중 한 명인 스탠리 큐브릭이 가지고 있었던 미완의 프로젝트를 후배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한 작품이다. 개봉 당시에는 스탠리 큐브릭의 기존 영화들과 비교되며 혹평을 받았지만(그는 무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만든 사람이다) 시간이 지나고 영화의 진가가 입증된 작품이다. 

영화는 로봇 소년인 데이빗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인간이 되고 싶은 피노키오의 여정처럼 애잔하고 슬프게 다가온다. 영화의 제목이 뜻하는 인공지능(AI)의 정체성을 묻는 영화로 각별한 의미를 가진 작품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식스센스’의 주인공이었던 할리 조엘 오스몬트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다. 인터넷에서 성인이 된 그의 모습을 검색하고 충격을 받은 관객들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영화는 은하수 개발계획에 따라 초공간 이동 고속도로를 만들기로 하면서 이 구간에 위치한 지구를 철거하면서 시작한다. 지구가 폭발하기 전 탈출한 주인공 아서는 우주를 떠돌면서 기이한 경험을 한다. 

SF영화임에도 말도 안되는 상상들이 지배하는 이 영화에는 우울증에 걸린 로봇이 등장한다. 로봇 마빈은 세상 살기 싫고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로봇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지만 그의 우울함은 영화의 큰 재미를 주면서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로봇이 우울증에 걸릴 수 있는가”는 현재로서는 고민할 가치도 없는 화두다. 그 정도로 고도화 된 AI가 등장할 때 까지 본 기자가 살아있을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젠가 로봇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시대가 온다면 꽤 웃기겠다는 생각은 든다. 

'월-E'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월-E’

SF영화팬들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영화 ‘월-E’도 부천에서 상영한다. 

지구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하자 인간들은 지구를 버리고 우주로 떠난다. 그런데 실수로 두고 간 쓰레기청소 로봇 ‘월-E’는 무려 800년 동안 지구의 쓰레기들을 청소하고 있다. 영화는 이 하찮은 로봇 ‘월-E’가 우연히 우주로 떠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월-E’는 인류의 미래에 대해 꽤 서슬 퍼렇고 암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 와중에 로봇 ‘월-E’와 ‘이브’만은 사랑스럽다. SF영화의 익숙한 모습은 로봇이 인류의 위협이 되는 장면이다. 그런데 ‘월-E’에서는 로봇이 인류를 구한다. 미래의 로봇에 대해 양면성이 있다면 ‘월-E’는 밝은 면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런 영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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