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마트에서 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국내 맥주업계를 양분해온 오비맥주가 국산맥주와 수입맥주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우자, 하이트진로는 신상품 테라를 필두로 국내맥주 강화로 맞불을 놓고 있다. 종량세 개편을 앞두고 펼쳐지고 있는 양사의 전략에 국내 맥주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맥주업계에 따르면 도수와 양에 따라 가격을 책정하는 맥주 종량세 개편을 앞두고 국내 대표 맥주 기업들이 각기 다른 대응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중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다른 전략이 눈에 띈다.

먼저 오비맥주는 20대의 결정을 응원하는 카스의 야스 캠페인과 높은 할인으로 하이트진로 테라 견제에 나섰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테슬라(테라+참이슬)에 위협을 느껴 본사 간부들도 투입돼 판촉에 나선 것으로 안다”며 “50%에 이르던 카스의 국내맥주 점유율을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종량세 도입 후에도 수입맥주를 마시겠다고 선언하는 고객이 늘며 해외 유명 맥주들의 강력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사진=스텔라 아르투아 공식 인스타그램]

다른 한편으로 오비맥주는 모회사인 AB인베브를 통해 들여오는 수입맥주의 국내 생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량세로 주세가 전환될 경우 같은 도수와 양에 붙는 세금이 동일하기 때문에, 호가든이나 버드와이저 등 인기 수입맥주 브랜드를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면 유통비 상쇄분을 이익으로 돌릴 수 있다.

수입맥주 마니아가 늘며 광고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에 인기가 많은 스텔라 아르투아는 지난달 15일 배우 김서형, 가수 김윤아, 개그우먼 송은이 등과 함께한 광고 공개로 4주 만에 유튜브 350만뷰를 돌파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실제 CU 편의점에서는 스텔라 아르투아 광고를 공개한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전주 동기 대비 해당 맥주 매출이 18.8%로 폭등했다. 

하이트진로는 3월, 퀸즈에일 이후 6년 만에 출시한 맥주 테라의 선전으로 연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종량세 대응 또한 테라 판매 촉진 등 국내맥주에 집중돼 있다. 하이트진로의 종량세 대응이 테라에 집중된 것은 초기 예상 수요를 크게 뛰어넘는 매진 사례를 일으킬 정도의 큰 인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3월 출시한 하이트진로 신제품 테라가 소비자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테라는 출시 40일 만에 100만 상자를 돌파하고, 지난달 31일 100만 상자보다 일주일 빠르게 200만 상자를(약 6000만 병) 넘어서며 판매 가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강원 공장에서만 생산하던 테라는 현재 전주 공장에서도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 안에 목표치인 시장점유율 20% 달성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 50%였던 맥주 가동률은 현재 38%에 불과했지만 올해 2분기부터 양호한 변화가 예상된다”며 “2분기에 맥주 신제품인 필라이트와 테라의 매출 비중이 40%까지 올라가면서 기존 제품인 하이트와 맥스의 판매 감소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며 광고판촉 절감효과까지 더하면 맥주 매출액이 2분기 이후 지속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 테라 판매 호조에도 하이트진로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1분기 영업손실 42억원을 나타내며 적자 전환했다.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면 자연히 영업이익이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맥주 종량세 도입은 국내맥주와 수입맥주의 세금 차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말하면서도 “법안 개정이 만능은 아니기에 국내 맥주 업계에서도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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