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작년 10월 이후 내리 하락세를 찍던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13 대책의 약발이 다할 정도로 집값이 바닥(최저점)을 쳤다는 진단과 함께 재건축 단지들이 상승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1% 내리며 31주 연속 하락했으나 강남구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오름세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10월 셋째 주 이후 8개월 만이다.

9·13 대책 이후 전고점 대비 3억~4억원 이상 떨어졌던 재건축 아파트값은 급매물 소진으로 상승 전환했다. 일반 아파트는 매매가 하락세가 크게 둔화해 시세 수준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곳이 늘고 있다.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 리센츠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10월 셋째주 이후 34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6㎡는 최근 전고점을 넘어 역대 최고가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잠실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값싼 매물은 죄다 소진된 상태고, 나머지 주택형의 시세도 전고점에 거의 육박한 상태”라며 “다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분간 서울 재건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어떤 영향을 줄지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재건축 단지의 온기는 주변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으로 옮아가면서 실거래가가 오르고 있다.

수서동 등 일부 급매물이 적체된 곳은 여전히 약세가 이어졌지만 낙폭은 둔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재건축의 경우 최근 매매가가 전고점에 육박하거나 일부 넘어서면서 지난주부터 거래는 다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79㎡는 최근 17억1000만원까지 팔렸다. 작년 9·13대책 전 전고점인 18억5000만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2억원 이상 회복한 금액이다. 이 아파트는 현재 호가가 17억5000만원에 나오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43㎡도 최근 19억1000만원 정도에 팔린 뒤 추격 매수세는 주춤하다. 오히려 은마아파트 강세로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래미안 대치팰리스 등의 실거래가 오르는 분위기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다시 매도·매수자간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해서 매수세는 약하지만 가격이 떨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을 두고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값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바닥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다만 강력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임대사업자 규제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가격 급등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파트값 상승세를 견인한 주체는 재건축 아파트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강남구 대치 은마,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재건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0.19%)이 9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잠실동 우성1·2·3차,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등의 매매가격이 뛰면서 재건축을 앞둔 단지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1-4단지는 최근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500만~1000만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일반 아파트값은 28주 연속 하락하는 등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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