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대치동의 탁월한 입지와 사업성을 바탕으로 탄력 있게 추진해오던 대치쌍용2차 재건축 사업이 초과이익부담금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형국이다.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재건축 부담금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어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아파트가 결국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부담금 쇼크로 인한 재건축 중단이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물량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3일 재건축업계에 따르면 대치쌍용2차 재건축은 조합원 발의로 오는 25일 조합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이곳 조합은 임시총회를 개최해 시공자 현대건설과 본계약 체결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었지만 조합원들 사이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총회를 연기한바 있다.

재건축 절차상 조합과 시공자가 본계약을 체결하면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납부 절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조합이 관할관청에 부담금 산출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 한 달 내로 부담금액이 조합에 통지된다.

이 때문에 조합장 해임안을 발의한 조합원 측은 시공자와 계약을 강행하려고 했던 현 조합장을 해임하고 재건축 사업을 당분간 멈추겠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조합원들이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에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이 매우 크다”며 “재건축 부담금이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조합원을 배제한 채 시공자와 협상만 밀어붙이려고 한 조합 측 운영에 불만이 쌓인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해임안 발의 조합원은 “부담금에 대한 두려움으로 조합원들 사이에서 재건축을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조합장 해임 여부와 관계없이 초과이익환수 관련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사업을 잠정 휴면 상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대치쌍용2차는 인근 대치쌍용1차의 전철을 밟게 됐다. 대치쌍용1차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부담으로 시공자 선정을 미루다가 지난 3월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진 전원을 교체하고, 재건축사업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다. 조합장 비리, 시공자 선정 등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으로 조합장이 교체되는 것은 비일비재하지만 재건축 부담금이 조합장 교체의 직접적 원인이 된 것은 첫 사례다. 새롭게 구성된 대치쌍용1차 조합은 기존에 추진된 재건축뿐만 아니라 1대 1 재건축, 리모델링 등 다양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치쌍용 이외에도 초과이익환수 부담으로 재건축사업을 중단하는 사업장이 앞으로도 잇따를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강남구 압구정 구현대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이곳 단지에는 재건축 사업 추진에 반대하는 대자보들이 곳곳에 붙어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담금 쇼크로 인한 재건축사업 중단이 주택 공급 물량을 축소시킬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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