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신경세포군의 항우울 약물치료 반응 메커니즘. [사진=DGIST]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국내 연구진들이 우울증 치료의 효과와 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매커니즘을 개발했다.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분자정신의학연구실 오용석 교수연구팀이 뇌 속 해마구역 내 감정조절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모시신경세포의 활성변화가 세로토닌계 항우울제의 치료효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우울증은 적기에 치료받지 못하면 환자 및 가족의 삶의 질을 황폐화 시킬 뿐만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까지 이르게 되는 심각한 정신질환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2017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높은 자살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세로토닌계 항우울제(SSRI, SNRI)가 가장 광범위하게 처방되고 있지만 높은 약물저항성, 다양한 부작용, 치료효과 지연 등과 같은 여러 약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항우울제 투여 후 신경계 내 세로토닌 증가는 1시간 이내에 즉각 일어나지만 환자의 기분개선을 포함한 치료효과는 빨라야 2~3주, 평균적으로 2달 이상의 장기투여 후에나 나타난다. 

이러한 치료효과의 지연현상은 단순히 세로토닌의 양이 효능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조절 신경회로의 근본적인 활성변화를 유도해 효능을 나타낼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메커니즘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오용석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해마 신경회로를 구성하는 모시세포가 항우울제의 단기투여가 아닌 장기투여 조건에서만 활성이 증가한다는 것과 이러한 약물에 의한 신경회로의 가소성 변화가 항우울제의 직접적인 효능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주목할만한 점은 모시세포의 단기간 활성유도만으로도 항우울제의 장기처방과 유사한 정도의 성체신경발생활성과 부분적 감정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데 충분했다는 사실이다. 즉 기존 항우울약물의 느린 치료효과를 극복하고 목적지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을 개척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한 것이다.

오 교수는 “항우울제의 장기처방이 해마 모시신경세포의 활성조절과정을 거쳐 약물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항우울제의 치료지연반응과 연관된 신경세포 활성변화 조절 현상을 발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존 치료약물의 단점을 극복한 높은 약물순응도와 속성-차세대 항우울제 개발을 위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수준의 정신의학 학술지인 ‘분자정신의학지(Molecular Psychiatry)’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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