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원태·조현아·조현민 등 유족 사이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갈등설이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황진영 기자] “삼남매가 사이좋게 이끌라”, 지난달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유언이다. 아버지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한진그룹 내 차기 총수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두고 조양호 회장의 삼남매 사이 내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과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경영권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또 다시 난기류를 만난 상황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오는 15일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올해 대기업집단과 동일인(총수)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원래대로라면 공정위는 지난 9일 2019년 대기업집단지정현황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진그룹이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발표가 돌연 늦춰졌었다.

동일인(총수)이란 기업집단에서 실질적인 지배력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조 회장 별세 이후 조원태 회장이 자연스럽게 경영권 승계를 이어받고 새로운 동일인으로 지정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번에 한진그룹이 공정위에 “기존 동일인 작고 이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 내부적인 의사 합치를 이루지 못했다”고 자료 미제출 사유를 밝히면서 삼남매의 갈등설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한진그룹 삼남매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만 지배하면 대한항공 등 나머지 계열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한진가의 한진칼 지분 28.8% 가운데 조 전 회장의 지분이 17.84%로 조 전 회장의 유언이 없을 경우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이사장에게 5.94%, 조원태‧조현아‧조현민 삼남매에게 각 3.96%씩 상속된다.

즉 현재는 조원태 회장의 지분이 2.34%, 조현아 2.31%, 조현민 2.30%으로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선택에 따라 그룹 총수가 결정되는 셈이었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간 일부 사업을 두고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진그룹의 동일인(총수)은 예상대로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될 전망이다.

전일 한진그룹은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과 관련한 서류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한진 측은 “이날 먼저 서류 스캔본을 제출했고, 내일 세종청사로 서류 원본을 들고 내려가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 역시 “서류 검토를 거쳐 15일 예정대로 한진그룹을 포함한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남매간 어떤 합의를 봤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KCGI의 공세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삼남매 간 매끄러운 화합이 필요했기 때문에 서로간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선친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한진가가 KCGI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 일단은 힘을 합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상속 재산을 두고 잡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버지가 형제들과 계열사를 분리해 나눠가졌던 것처럼 칼호텔네트워크는 조현아 전 부사장, 진에어는 조현민 전 전무가 맡는 계열 분리 등의 가능성도 지켜봐야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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