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가 자사 게임 플랫폼 ‘스팀’과 연동할 수 있는 PC용 VR 헤드셋 ‘밸브 인덱스’를 내놓는다.[사진=밸브]

[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SF 영화 속 가상현실(VR) 헤드셋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데, 정작 VR 콘텐츠는 하드웨어를 따라가지 못하고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세계적인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VR 헤드셋 ‘밸브 인덱스’ 정보를 공개했다. 2K 이상인 2880X1600 해상도와 120Hz 주사율로 HTC 바이브보다 높은 성능을 제공한다. 픽셀 사이의 빈 공간이 보이는 스크린도어 효과를 감소시켰고 렌즈와 눈 사이 거리를 최적화시켜 시야각을 130도 이상으로 넓혔다. 밸브 인덱스는 1일(현지시간)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6월 중 출하된다.

오큘러스 역시 외부 베이스스테이션 없이 내장 카메라로 트래킹하는 신작 ‘오큘러스 리프트 S’를 5월 중 출시한다. 이와 함께 PC 연결 없이 헤드셋 자체만으로 즐길 수 있는 스탠드얼론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도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VR 하드웨어는 시나브로 진화하고 있지만 VR 콘텐츠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콘텐츠 품질은 고사하고 양조차 하드웨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VR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게임업계에서도 VR 게임 개발은 지지부진하다.

VR 콘텐츠가 가장 많은 스팀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은 게임이 아니라 채팅 프로그램인 ‘VR챗’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음악 VR 게임 ‘비트 세이버’ 역시 스팀 사용자 순위 100위권 밖이다.

디지털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성’이다. 특히 게임에서는 스토리라인을 따라 엔딩을 한 번 보면 끝나는 일회성 작품에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다. 그런데 현재까지 출시된 VR 콘텐츠는 값비싼 헤드셋 가격이나 높은 PC 요구사양을 차치하고서라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 소비자들은 곳곳에 운영되고 있는 체험존에서 VR 콘텐츠를 경험해보고 신기해하지만, 정작 그것이 VR의 전부란 점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통신3사 5G·VR 결합, 전략보다 로망에 가깝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차세대 5G 통신망을 홍보하며 경쟁적으로 ‘VR’을 언급하고 있다. 대용량 3D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데 5G가 제격이라는 것이다. 통신3사가 공통적으로 5G와 VR을 엮기 위한 아이템으로 선정한 것은 야구다. 실시간 야구 중계를 5G VR로 보면 초저지연으로 끊김 현상 없이 야구장 전체를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3사가 내놓은 5G VR 서비스 대부분은 지속성이 부족한 일회성 콘텐츠다.[사진=LG유플러스]

야구경기는 수시로 공·수가 바뀌며 3시간 이상 진행된다. 적어도 340g 이상인 헤드셋을 착용하고 주변 시야가 차단된 상태에서 한 경기를 끝까지 보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대부분 스마트폰 해상도는 2K WQHD(2560X1440) 정도로, 4K UHD(3840X2160) 해상도 영상을 온전히 재생할 수 있는 환경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게다가 5G는 서비스 1개월여 만에 일반 통신망으로서도 불안정한 상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많다. 5G 스마트폰을 구입했다는 광주광역시 한 네티즌은 “LTE 속도는 90Mbps가 넘게 나오는데 5G는 8Mbps도 나오지 않는다. 고화질 VR 콘텐츠 감상은 어불성설”이라며 “더 빠른 통신망을 이용하기 위해 5G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내가 ‘호구’가 된 기분”이라고 언급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도 VR 콘텐츠에 대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언급했다. 관계자는 “실험적인 시도보다 과감한 선제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현재 VR 콘텐츠 시장은 투입하는 자원 대비 효과가 많이 떨어져 업계에서 고민이 많다”며 “방향성조차 불투명한 프로젝트에 선뜻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회사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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