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펙스 레전드’의 흥행몰이에 핵 프로그램이 방해가 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정환용 기자] 정식출시되지 않은 게임이 별안간 PC방 점유율 14위로 화려한 등장을 예고했다. 하지만 정식출시 이후 이용시간은 출시 전보다 오히려 떨어지며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리스폰 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배틀로얄 FPS ‘에이펙스 레전드’를 2월 5일 출시했다. 3월 20일 지역락(Lock)이 해제되며 국내에도 정식 출시됐다.

특이한 점은 출시 전부터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했다는 점이다. PC방 온라인 게임 통계 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2월 둘째주 통계에서 전주까지 없었던 에이펙스 레전드가 갑자기 등장하며 사용시간 20만시간, 주간 점유율 0.6%를 기록했다. 새로운 배틀로얄 게임이란 입소문이 퍼지며 셋째주 46만시간, 넷째주 53만시간으로 넥슨 ‘던전앤파이터’에 이어 11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국내 출시 이후인 3월 둘째주 통계에서는 오히려 정식 서비스 전보다 이용시간이 떨어지며 순위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28만시간이었던 이용시간은 4월 첫째주에 20만시간까지 떨어졌고, 순위도 처음 기록했던 14위로 되돌아갔다. 10만시간대 이하 다른 게임에 비하면 인기를 빠르게 끌어모았지만 그만큼 빠르게 이용자가 빠지고 있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흥행하는 게임이 유독 국내에서 순위가 역행하는 이유는 어설픈 한국어화, 캐릭터 밸런스 붕괴 등 여러 요인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핵 프로그램이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등 대부분 온라인 FPS 게임들이 겪고 있는 홍역으로 공정성이 훼손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게임이 성장하는 데 가장 큰 방해요소라 할 수 있다.

이에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포트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즈처럼 하드웨어 밴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드웨어 밴은 핵 프로그램을 사용한 PC를 감지해 하드웨어를 차단한다. 적발된 유저는 핵 프로그램을 삭제하고 다른 계정으로 접속해도 곧장 차단된다. 개발사는 지금까지 35만여개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별다른 인증 없이 e메일 주소만으로 계정을 생성할 수 있는 점, 캐릭터 스폰 시 아이템 픽업이 안 되는 등의 버그 등 자잘한 단점들이 흥행에 제동을 걸고 있다. 게다가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관리자가 개발사 사주를 받고 에이펙스 레전드 핵 관련 포스트를 임의로 삭제한 것이 밝혀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에이펙스 레전드는 FPS ‘타이탄폴’ 시리즈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사람들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프론티어를 버리고 외곽에 있는 행성 집합체 아웃랜드로 모여들었다. 자원은 풍족하지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다가 권력을 쥐기 위한 자들의 또다른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프론티어에서 아웃랜드에 모여든 ‘레전드’들은 돈과 명예를 거머쥐기 위해 ‘에이펙스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3명이 한 팀을 이루는 에이펙스 레전드는 한 번에 최대 60명이 참전한다.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달리 사망한 플레이어를 부활시킬 수 있다. 일반 키보드 채팅으로 소통할 수 있고, 무엇보다 상당히 빠른 게임 진행속도가 특징이다. 많은 유저들이 “에이펙스 레전드에 익숙해지니 배틀그라운드를 할 때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평을 남겼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출시 이후 1주일만에 사용자 수 2500만명을 돌파했고, 1달만에 사용자 5000만명을 기록했다. 동시접속자 수도 최단시간 200만명 돌파 등 빠르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덕분에 유통사인 EA 주가도 평균 10달러 이상 뛰었다.

게임 장르 흥행은 유행처럼 돌고 돌기 마련이다. 현재의 배틀로얄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선 ‘공정성’이 필수다.

에이펙스 레전드 총괄 프로듀서 드류 맥코이는 외신 인터뷰를 통해 “처음부터 개발 자원이 부족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한 바 있다. 예상치 못하게 세계적으로 빠르게 흥행하고 있는 만큼 하락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모든 유저가 공평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발사와 유통사의 협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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