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어쩐지 병X같지만 멋있는’ 영화 속 B급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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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어쩐지 병X같지만 멋있는’ 영화 속 B급 과학
불가능에 가깝고, 굳이 존재할 필요도 없는 영화 속 상상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19.04.06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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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영화와 과학을 묶어서 이야기하는 콘텐츠는 그동안 여러 매체에서 다양하게 나왔다. 사실 이 콘텐츠도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와 과학을 묶어서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말도 안되는 영화적 상상력이라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백 투 더 퓨처’의 시간여행 같은 것들도 물리학자들이 제시한 여러 이론을 토대로 설명해야 하는 것이 우리 콘텐츠의 의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의무를 잠시 내려놓을 생각이다. 단순히 ‘말도 안되는 영화적 상상력’을 벗어나 ‘굳이 말이 돼야 할 이유도 없는 상상력’을 소개할 생각이다. 

한 때 일본에서는 ‘쓸모없는 발명품’들을 모아 책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뜨거운 라면 식혀주는 젓가락이나 휴대용 버스손잡이 등 듣기만 해도 황당한 발명품들이 소개돼 있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속 과학은 대략 그런 것들에 가깝다. 어쩌면 이 쓸모없는 과학들은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해줄 발명품의 힌트가 될지 모를 일이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속 이 총은 다른 사람에게 내 입장을 설명하기 어려울 때 가장 유용하다. <사진=브에나비스타코리아>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입장 바꿔주는 총

더글라스 아담스의 동명 SF소설을 영화화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시작부터 말도 안되는 일 투성이다. 어느날 ‘은하계 초공간 개발위원회’ 소속 우주인들은 초공간 이동용 우회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도로부지에 위치한 지구 철거를 결심한다. 운 좋게 살아남은 주인공 아서(마틴 프리먼)는 우주를 떠돌며 유랑하는 히치하이커가 된다. 

이 영화는 SF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딱히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발명품은 ‘입장 바꿔주는 총’이다. 이 총은 총을 쏘는 사람이 총을 맞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입장을 이해시키는 물건이다. 총을 맞는 사람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이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총을 맞는 사람은 “너는 충분히 힘들었을거야. 너의 행성은 파괴됐고 네 애인은 널 떠나버렸지” 등의 식이다. 사실 영화 내내 이 물건을 총을 맞는 사람보다 총을 쏘는 사람이 더 아픈 총으로 활약한다. 

내내 쓸모없어 보이던 이 총은 우울증 걸린 로봇 마빈(앨런 릭맨)이 적들에게 자신의 우울증을 이해시키면서 위기를 돌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어려운 것이 사람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에 해법을 찾는 일이다. 그것이 과학적으로 가능하다면 인간사회 갈등 중 상당수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아이언 스카이' 속 나치의 이 비밀기지는 무려 달의 뒷면에 있다. <사진=조이앤콘텐츠그룹>

◇ ‘아이언 스카이’ - 달로 도망친 나치

오래된 음모론이 하나 있다. 지구의 자전주기와 달의 공전주기가 모두 한 달로 똑같기 때문에 인류는 달의 한쪽 면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달의 뒷면에 대한 상상은 늘 있어왔다. 

달의 뒷면에 대한 상상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패전이 확실해진 나치가 달 뒷면에 비밀기지를 만들고 숨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을 놀라게 할 전쟁 과학기술을 보유한 독일은 달 뒷면에 숨어서 3차 세계대전을 준비한다는 것이 음모론의 내용이었다. 여기에 추가해 지구에서 관측된 많은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사실은 나치의 정찰선이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런 음모론을 바탕으로 2012년 ‘아이언 스카이’가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흔한 외계인 지구침공 영화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그 외계인이 나치 군대라는 황당한 설정을 하고 있다. 

핀란드와 독일, 호주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B급 감성 물씬 풍기는 연출로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2편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달 뒷면에 관한 음모론은 올해 초 깨졌다. 중국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에 성공하면서 지구에서 보지 못한 달 뒷면의 실체가 벗겨지게 됐다. 

인간의 상상은 온갖 황당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만 과학은 이것의 허물을 벗긴다. 우주의 신비가 더 벗겨질수록 인간은 유쾌한 이야기 몇 개를 더 잃게 될 것이다. 

'데드풀' 속 이 약물은 초능력과 함께 '섹시한 나쁜 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다만 엄청난 고통을 동반하고 피부가 상할 수 있다. <사진=20세기 폭스코리아>

◇ ‘데드풀’ - 초능력 만드는 약

19금 슈퍼히어로 영화 ‘데드풀’은 특유의 유머와 장난끼 때문에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 영화는 유쾌함이 최고의 매력이긴 하지만 19금에 걸맞은 잔인함 때문에 팬이 된 사람도 많다. 오죽했으면 잔인함을 뺀 ‘데드풀2: 순한맛’도 공개됐을까.

이 영화 속 잔인함의 시작은 웨이드 윌슨(라이언 레이놀즈)이 초능력(힐링팩터)을 얻는 과정에서부터 시작한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웨이드는 어느날 연인 바네사(모레나 바카린)를 만나 행복할 일만 남았다. 그러나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비밀조직에 들어가게 된다. 

이 조직은 웨이드의 암이 치료되는 것을 도와주고 모든 상처가 치료되는 초능력도 준다. 그러나 그 과정은 엄청난 고통과 함께 하고 얼굴도 끔찍하게 변하는 결과를 동반한다. 게다가 이 조직은 그렇게 초능력을 얻은 사람들을 재벌들에게 팔아 넘기기까지 한다. 

슈퍼히어로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돈으로 첨단 장비를 마련하는 경우가 있고 태어날 때부터 초능력이 생긴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고로 초능력이 생기는가 하면 별 다른 초능력도 없이 훈련으로 강해진 경우도 있다. ‘데드풀’의 경우는 분류하기 애매하지만 ‘사고로 잠재된 초능력이 깨어난 경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약물로 강한 신체능력을 얻게 된 슈퍼히어로이라면 ‘캡틴 아메리카’가 대표적이다. 이 약물은 신체능력을 극대화시켜줌과 동시에 ‘치료’의 역할도 함께 이뤄졌다. 의학의 발달은 지금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만약 모든 병을 치료해주지만 큰 고통이 따르고 뜻밖의 초능력도 생기게 되는 약물이 있다면, 투약하겠는가. 물론 웨이드 윌슨처럼 얼굴이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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