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KT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야구 모르는데 프로야구 콘텐츠 취재할 수 있을까...?

5G가 어떻게 세상을 더 재미있게 바꾸는 지 확인해볼 기회가 생겼다. SK텔레콤이 '5GX' 대표 서비스로 추진 중인 AR(증강현실)을 활용해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대규모 퍼포먼스를 펼친다. 근데 야구다. 자타공인 '야알못' 야구에 관심도 없고 볼 생각도 없지만 5G에 대한 호기심 하나로 SK와 KT가 '2019 프로야구' 포문을 연 지난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다.

야구를 모르는게 문제가 아니고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매우 수상쩍게도 먹구름이 한가득이더니 이내 시커멓게 변한 하늘에서 우박이 떨어졌다. '우천시 취소'라는 마지막 카드 향방을 주시해야 했다.

선수 유니폼을 입고 온 야구쟁이들 사이에서 신기함과 어색함이 내적갈등을 일으키는 사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침을 거른 상황이라 평소같으면 허기부터 달랬겠지만 김밥도 떡볶이도 입에 넣을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그사이 하늘은 말간 얼굴을 보여줬고 심지어 햇빛까지 짱짱하게 눈부셨다.

이윽고 용 한마리가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흡사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본 듯한 비룡이다. SK텔레콤이 준비한 5GX AR 퍼포먼스가 시작된 것이다.  

비룡은 긴 날개죽지로 바람을 가르며 객석과 구장을 제 집인양 휘젓고 다니다 이내 전광판 위에 가서 앉더니 불을 뿜어냈다.

SKT가 AR로 구현한 비룡

5G로 구현한 AR 비룡 영상은 야구 중계 채널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방영돼 TV나 스마트폰으로 중계를 보는 야구팬들에게도 생생하게 전달됐다. SK텔레콤 측은 "현실감 있고 생생한 AR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3D 캐릭터를 구현하는 정도가 아니라 시각적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실 세계를 가상으로 복제하는 이스페이스(eSpace) 하이퍼 스페이스 플랫폼, AR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생성∙공유하는 T 리얼 플랫폼(T real Platform) 등 SK텔레콤이 오랜 시간 자체적으로 개발해온 다양한 AR ∙ VR 기술을 활용했다. 경기장 전체를 실제 크기와 동일한 3D 디지털 모델로 자동 재구성해 대형 AR 캐릭터가 위치와 포즈에 따라 경기장 공간과 정확하게 맞춰지도록 했다. 또 카메라 움직임, 빛 방향 등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도록 해 실감 나는 비룡을 전광판 화면에 담아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본 비룡.

SK텔레콤은 구장 내 체험관을 통해 5G 야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VR 야구 생중계, 135km/h 구속 VR 체험, AR 야구 카드 게임을 비롯해, 5GX 와이드 뷰, 한발 빠른 중계 등 SK텔레콤 ‘5GX 프로야구’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LTE와 5G 중계속도 차이는 육안으로도 확연한 차이를 보여 'LTE에 비해 3~4초 정도 빠르다'는 관계자 말보다도 5~6초 정도 더 빠른 것 처럼 느껴졌다. 화질 선명도는 비교할 바가 못됐다.

SKT가 마련한 5GX 체험관

그 중 기자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소셜 VR 생중계'였다. VR기기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최대 8명 참여자와 함께 야구 생중계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아바타를 이용해 음성대화를 주고 받거나 제스처를 취할 수 있어 함께 응원을 하면서 경기를 볼 수 있다.

쭈뼛쭈뼛하다 VR기기를 써보았다. 야구장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선 이동에 따라 서비스에 접속해 있는 참여자들 모습도 보였다. 대화창을 통해 대화가 가능했고 행동에 따라 아바타도 쌍둥이 같이 움직였다. 야구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도 동시시청이 가능하니 '나가기는 싫은데 사람은 만나고 싶은' 집순이에게 딱이지 싶다.

소셜 VR 생중계를 체험하는 모습

설명에 나선 SK텔레콤 관계자는 5GX 서비스에 대해 "혼자보는 미디어에서 함께 보는 미디어로 변모를 추구한다"며 "함께 응원하고 대화하며 정보를 공유하도록 '소통'하는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가 불러올 초연결시대 목적이 아닐까 싶었다.     

VR기기속 화면

펑펑 터지는 홈런으로 야구공이 관객으로 날아들었다. 타자가 그라운드를 누비며 달리자 팬들은 꽃샘 추위에 달려드는 찬 바람도 아랑곳않고 웃옷을 벗으며 펄쩍펄쩍 뛰었다. 야구로 하나가 되는 시간. SK텔레콤이 5G로 구현하고자 한 것이 이러한 '연결과 소통'이라면 프로야구와 궁합은 제대로 들어맞았다.  

결론은 야구 몰라도 괜찮더라. 초연결시대 프로야구는 '야알못'도 응원가를 따라부르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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