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협회 관계자가 SW산업 근로시간 단축 대응 방안 공유 회의 순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송혜리 기자] "우리는 근로시간 '측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을 하고 있습니다. 근무 정산기간은 기본 1년으로, 재량 근무제에 대한 규제 완화와 고소득 개발자 수당면제 등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한 소프트웨어(SW)업체 인사팀 관계자 말이다.

20일 SW업계 특성을 반영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방법을 강구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 제도가 내년 1월부터 상시종업원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되기 때문이다.

SW산업협회가 주최한 'SW산업 근로시간 단축 대응 방안 공유 회의'에 참석한 이 관계자는 제도의 아이러니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우리에겐 근로시간을 제대로 측정할 방법이 없는데 근로시간 단축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시행이후 이 회사는 직원이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계획하고 입력한다. 주 40시간 근무와 12시간 연장근무 시간을 직원 스스로 계획해 근태시스템에 기입한다. 단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13시 30분부터 15시까지는 핵심근무시간이다.

그는 "이렇게 하다보니 근로시간을 많이 기입하는 사람도 있고 적게 기입하는 사람도 있다"며 "현재까지도 이 같은 문제는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장 등 외부업무가 잦은 SW 특성에 따른 문제도 발생했다. 근로와 비근로 경계에 대한 직원들 질문도 쏟아졌다. 규칙을 정해놓으니 예외사항도 생겼다. 가령 '코어타임이 있지만, 반차를 쓰면 어떻게 되는가' 등이다. 

그는 "출장이 다반사이기 때문에 출장 중 발생하는 연장근무시간은 인정한다"며 "근무시간이 주 52시간 밖에 없기 때문에 출장 연장근무 이후 남은 시간이 없는 사람은 휴무를 신청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들 그래도 일은 해야 하니까 '회사 근처 PC방이 잘된다'는 우스갯소리도 돈다'"며 너스레했다.

그러나 순기능도 생겼다. 최근에는 대형프로젝트 계약단계에 인사팀이 개입하고 있다. 이에 인력을 더 투입할지, 휴게공간을 만들어 휴식시간이나 휴무를 부여할지 함께 의논하게 됐다.

그는 "드디어 인사팀이 계약단계에 참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 근무 정산기간 기본 1년, 재량 근무제에 대한 규제가 풀려야 하고 고소득 개발자 수당에 대한 면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SW산업협회가 조사 중인 근로시간 단축 관련 SW기업 의견 조사 중간집계를 살펴보면 협회 회원들이 대답한 근로시간 단축 제도 시행시 우려사항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사업수행기간 부족(65.8%)이 가장 많았고 △인건비 등 증가에 따른 경영 악화(52.3%)가 차순이다. 기타 △전문성을 갖춘 추가 인력 확보 애로 발생(28.4%) △사업·제품 연구개발 시간 부족으로 품질 저하 우려(27.7%) △업무강도 증가로 인한 생산성 저하 발생(24.8%) 등이다.

근로시간 단축제도 정착을 위한 제도 지원 필요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업기간 보장을 위한 예산편성 및 집행 제도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대답했다.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 유연근로제 개선과 △고용확대를 위한 정부 기업 지원 제도 강화 △SW시장 확대를 통한 기업 경영 및 수익성 개선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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