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는 다양한 의료용 로봇들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보행보조로봇과 디스크 치료 로봇. <사진=여용준 기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의료기기업계에도 ICT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도 혁신기술을 적용한 의료기기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개혁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정부가 15일 인공지능(AI)과 3D프린팅, 로봇 등 혁신기술의 의료시장 진입에 대한 별도의 평가트랙 도입과 평가기간을 단축하기로 하면서 의료기기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방안’을 통해 AI, 3D 프린팅, 로봇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혁신의료기술에 대해서는 기존의 의료기술평가 방식이 아닌 별도 평가트랙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로봇의 의료기기시장 진입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17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서는 헬스케어부터 재활기기, 진단, 치료기기 등 건강 전 분야에 대한 첨단기기들이 전시됐다. 특히 올해는 의료용 로봇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관람객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의료용 로봇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 보행보조 로봇, 로봇 재활 시스템, 디스크 치료 로봇 등 재활부터 치료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KIMES 관계자는 “로봇 의료기기가 최근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어 이번 전시회에서 첨단 로봇 의료기기를 시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클로이 수트봇. <사진=LG전자>

현재 로봇 의료기기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월 CES에서 보행 보조 로봇인 클로이 수트봇을 공개했다. 이 로봇은 다리나 허리 근력을 도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보행을 도와주는 로봇이다. 

삼성전자 역시 CES에서 보행 보조 로봇인 ‘GEMS’와 헬스케어 로봇인 ‘삼성봇 케어’를 공개했다. 삼성봇 케어는 사용자 혈압·심박·호흡·수면 상태 측정뿐 아니라 사용자 건강 이상을 점검하고 복약 관리도 해준다. 특히 가족·주치의 등 사용자가 승인한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건강관리 일정을 설정·모니터링 하고 정기적인 보고도 받을 수 있다.

GEMS는 무릎과 발목, 고관절 등에 착용해 힘을 보조해주는 로봇으로 30㎏ 이상의 체중 경감 효과가 있어 관절염 환자나 재활 환자 등에 유용하다. 

앞으로 의료용 로봇시장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료용 로봇시장은 2022년까지 140억달러(약 1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 상용화 이후 로봇을 활용한 원격의료가 확대되면서 로봇 의료기기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을 활용한 원격의료의 미래상은 통신사들이 5G 시대를 맞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서울 을지로 본사 1층에 마련한 ‘티움’ 체험관에서는 원격 조작을 이용해 로봇팔로 수술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로봇팔과 영상 확대 카메라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세브란스병원>

실제로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이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병원에서는 갑상선이나 전립선 등 작은 장기의 암 치료에 로봇 수술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는 근거리 치료에 한정돼있다. 5G 통신 이후 속도와 안정성을 갖추게 되면 원격 수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로봇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원격의료는 필수적이다. 올해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를 재추진하기로 했으나 의료계 반발이 심해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오진과 환자 정보 유출,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원격의료는 그 실체조차 제대로 나온 게 없다. 원격의료를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 건강을 실험 대상으로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대면 진료시 발생한 의료사고도 입증하기 어려운데 원격의료 상황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구제받기 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반면 환자 측과 학계에서는 “상황에 따라 대면진료보다 원격의료가 더 안전할 수 있다”며 “로봇뿐 아니라 AI 등 첨단 기술이 더해질 경우 사람의 진료에서 오는 한계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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