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기원전 208년 당시 중국 내륙은 전국 시대를 거치면서 황폐화 됐다. 계속된 전쟁과 기근으로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백성들은 산에 들어가 나물을 캐며 연명하거나 밭에 불을 질러 개간해 살아가는 화전민이 됐다.

상인들은 막대한 세금에 허리가 휘어갔으며, 공인들은 물건을 만들어 내놓기는커녕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식솔들조차 거느리기 힘든 지경이었다.

이 같은 난세에서 중국 최초의 통일왕조를 이룩해낸 진왕 정, ‘진시황’은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경제를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가장 어려운 시기이기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를 증명하듯 경제의 근간을 무너뜨린 인플레이션은 점차 회복됐고, 나라 전체에 ‘돈’이 돌기 시작해 시장이 다시 살아났다. 공인들이 만들어낸 제품이 제 값을 받을 수 있게 됐고 저마다의 몫이 주어지면서 점차 경제에 활기가 돌았다.

우리 경제계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대목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속된 내수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여파로 인한 이중고로 중소기업 생태계와 가계 경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임금 인상에 대한 여파가 그대로 기업과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백방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장의 비명은 날로 커져만 간다.

이 같은 상황에 지난달 28일 신임 중소기업중앙회장에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이 당선됐다.

지난 23·24대 중소기업중앙회를 이끌었던 그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은 360만 중소기업의 재도약을 위해 다시 한 번 앞에 선 것이다.

여전히 최저임금 인상,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조절, 주휴수당, 가업승계 세제 개편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지역 협동조합 역시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고사 상태에 빠져 있고, 기업들은 자금줄이 말라가 사람 한 명 뽑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기원전 진나라의 모습에서 지금의 문제를 이끌어내 볼 필요가 있다. 경제의 근간이 망가진 기점이 어디인지부터 현장에서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어떤 정책을 마련하고 투입할 것인지 따지기 전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어떤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 관계부처와 국회, 대기업·중견기업과 상생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일차원적인 지원이 아닌 항구적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이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던 김기문 신임 회장의 약속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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