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 경희대학교 응용과학대학 교수(왼쪽)와 이민호 독일 라이프니츠연구소 박사 <사진=경희대학교>

[이뉴스투데이 김용호 기자] 경희대학교 이종수(응용과학대학) 교수와 독일 라이프니츠연구소 이민호(경희대 물리학과 박사졸업) 박사 연구팀이 한국전기연구원, 라이프니츠연구소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530℃의 작동 조건에서 에너지 변환 효율 20% 수준의 n-type 열전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소재 및 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전보다 향상된 효율의 n-type(전하가 전자인 반도체소재) 열전소재가 개발됐다"고 밝혔다.

열전소재는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열전발전과 물체의 열을 식혀주는 열전냉각 등에 이용되는 물질이다.

열전소재는 열을 낮추는데 냉매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 변환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며, n-type 소재는 전하가 정공(구멍)인 p-type 소재와 접합해 우주 탐사선 발전기, 자동차 배기열 발전 등에 사용되는 ‘열전모듈’이 된다.

기존의 열전모듈은 응용에 큰 제약이 있었다. 열전모듈의 성능이 최대가 되기 위해선 p-type과 n-type 소재의 열전성능지수(ZT)가 비슷하게 높아야 하는데, p-type 소재에서는 열전성능지수 2.0 이상인 경우가 다수 보고됐지만 기존 n-type 소재의 열전성능지수는 1.8 정도로 2.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선택적 앤더슨 상전이’라는 물리 개념을 창안했다. ‘앤더슨 상전이’란 무작위적인 불순물이 있을 때 양자역학적 현상으로 전하가 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정지되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을 응용해 정공은 정지시키고 전자만 통과하거나, 전자를 정지시키고 정공만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납-텔루라이드(PbTe) 소재 내에 텔루륨화은(Ag2Te)을 나노입자(불순물)로 분산시키고, 모재(PbTe)와 나노입자 사이의 상호작용 에너지를 제어함으로써 선택적 앤더슨 상전이를 구현했다. 또한, 나노입자 분산에 따라 열전달 흐름을 의도적으로 방해함으로써 전기는 잘 통하면서 열은 통하지 않는 고효율의 n-type 열전소재를 개발했다.

<사진=경희대학교>

이종수 교수·이민호 박사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n-type 열전소재의 열전성능지수(ZT)는 2.0 이상이며, 에너지 변환 효율도 기존의 16.5%보다 훨씬 높은 20% 수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변환 효율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열전모듈 응용에 걸림돌이 됐던 n-type 소재의 고효율화를 달성했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창안했다”면서 “에너지 효율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열전소재의 활용성과 열전 신소재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경희대학교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ACS Nano(IF=13.709)’에 게재됐다.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 교수. 포항공대에서 물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신소재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포스코기술연구소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경희대에서 재직 중이다.

열전소재·자성체·초전도체의 신물질 개발 및 물성연구, 저차원 전자계 및 스핀계의 열 및 전자수송특성, 자기냉각소재 개발 및 자기적 특성연구 등이 주요 연구 분야이며, 『Nature』, 『Advanced Materials』, 『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 등의 주요 학술지에 100여 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