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비위 의혹으로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쫓겨난 김태우 전 수사관이 검찰에서도 해임된 이후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하자, 이를 두고 여론이 양분되고 있다. ‘공익 제보’라는 주장과 ‘비리 혐의 물타기’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야당까지 합세하면서 정치권의 대리전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여기에 김 전 수사관의 추가 폭로 예고가 나오면서 양측 공방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비위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특감반원(수사관)이 1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청와대 및 여당 정치인들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기 위해 검찰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이번 사태는 청와대가 감찰반원 신분의 김태우 전 수사관이 골프 접대를 받고 경찰 수사를 받는 지인의 사건에 개입하려 한 비위 정황이 포착하고 원소속인 검찰로 돌려보내면서 시작됐다.

김 전 수사관은 자신이 쫓겨난 건 여권 핵심관계자의 비위 의혹을 상부에 보고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청와대가 그동안 민간인 사찰에 자신도 동참했다는 예상치 못한 폭로대응을 시작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지난해 12월 “대상자의 행위는 징계사유일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므로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역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김 전 수사관의 개인 비위 의혹이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며 해임했다.

하지만 야권이 김 전 수사관의 폭로를 토대로 청와대 관계자들을 수사 의뢰하면서 사건은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결국 공은 검찰로 넘어왔다.

청와대가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한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이,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수사는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각각 맡고 있다.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김 전 수사관은 청와대가 자신의 비위첩보를 묵살했다는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김 전 수사관은 1월 22일 “임명을 강행한 것은 청와대가 스스로 정한 원칙을 져버린 행위”라며 “국민을 위해 충성한 것이 아니라 직속상관에게 충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최고 권력기관의 비리를 폭로했으니 ‘공익 제보’라는 일부 동정 여론이 형성됐다. 반면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한 ‘물타기’는 비판 여론도 만들어졌다.

김 전 수사관이 조만간 또 다른 의혹들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청와대와 전직 6급 공무원 사이의 진실게임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음은 김태우 전 수사관 측과 정부여당 측 주장.

○ 김태우 전 수사관 측= 김 전 수사관이 청와대의 비위를 언론에 공표했다는 사실은 국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그것이 공익 목적의 제보였다는 점은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 청와대 수뇌부들의 경우 범죄 혐의가 명백하고 언론을 통해 일부 자백 취지의 인터뷰까지 하고도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증거인멸이 심히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임의제출에 가까운 청와대 압수수색 외에 개인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이나 소환조사와 관련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지난달 23일 경기 용인시 소재 김 전 수사관의 자택과 승용차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선 ‘공익제보를 막기 위한 재갈 물리기’로 규정하고 ‘특검’을 수차례 요구해왔다. 그럼에도 두 살배기 어린아이가 있는 곳에 아침부터 몰려와 압수수색을 자행하는 것은 더 이상의 공익제보를 막기 위한 경고 내지 재갈 물리기로 밖에 볼 수 없다.

○ 정부여당 측= 문재인정부는 엄청난 인력과 자금을 지닌 국가정보원을 내려놓았다. 10명도 채 안 되는 특감반원들이 민간인 사찰을 한다? 비위 혐의에 대한 물타기일 뿐이다.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은 가상화폐 관련 불법행위를 단속해 국민 피해를 방지하고 관련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느낀 소속 행정관들과 행정요원들이 수집한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정책을 수립했기에 정당한 업무이자 꼭 필요한 조사였다. 문재인정부는 국정농단 사태의 원인을 단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문재인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김 수사관은 비위 혐의로 원 소속기관에 복귀조치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허위사실을 언론에 추가로 유포하고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배포하는 등 위법행위를 지속하며 비위 혐의에 대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태우 전 수사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임종석 비서실장 명의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제출하게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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