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다른 나라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 기업의 진입이 어렵지만 우리는 거꾸로 해외기업이 들어오는 것은 쉽고 자국 기업이 보호받기는 오히려 어렵다. 정부가 조금 더 스마트해지면 좋겠다.”(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인터넷 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에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하게 적용됐으면 한다.”(이해진 네이버 GIO)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벤처1세대 창업자와 ‘혁신성장의 상징’인 유니콘 기업인을 초청해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정책과 성과를 점검하고 개선과제를 논의한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는 80분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통상 있던 모두발언을 생략하고 기업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정부가) 지원을 하더라도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유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 역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에 역차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도 나왔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핀테크는 워낙 규제가 많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한국의 제도와 정책에 대한 구체적 데이터가 없어 투자유치를 받기 어려워 규제혁신이 필요하다”며 “엔지니어들의 부족으로 서로 다른 기업의 개발자를 빼오는 상황까지 연출된다”고 현행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오섭 L&P 대표는 “우리는 판매자와 제조자를 모두 기재해야 하는데 외국처럼 하나만 기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많은 청년들은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으니, 기존에 해오던 구인(광)고를 내지만 정부 차원에서 구직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취업방송이 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역시 규제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규제는 네거티브 규제로, 미래지향적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헬스는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라며 “한국은 우수한 인재와 뛰어난 정보기술(IT)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가이드라인 제시와 투명한 기업 운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이어 “북의 열악한 의료환경 해결을 위해 우리 바이오산업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산업 트레이닝 센터를 만드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정책 목적의 펀드에 대해 “네거티브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자본이 시장에 들어왔을 때 스케일업이 중요한 만큼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창업주들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외자유치를 위한 정책지원도 요구됐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려면 외자유치가 필요한데 그걸 불확실성이 막고 있다”며 “한국은 국민의 높은 교육 수준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새로운 제품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서 잠재력이 큰 시장이기에 불확실성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인들의 의견을 청취한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새로운 분야의 혁신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제조업 혁신을 근간으로 해서 다른 분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반기업 정서는 빠른 시간 안에 해소되리라 본다. 초기 큰 부를 이룬 분들이 과정에서 정의롭지 못한 부분이 있어 국민 의식 속에 반기업 정서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투명한 경영으로 여러 가지 성취를 이뤄내고 있는 기업을 향한 국민들의 의식 개선은 금세 이뤄지리라 본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선 “한국에 대한 해외의 이미지가 많이 변화했고 계속 빠르게 변화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반도 리스크일 텐데 그 부분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자신 있는 기업활동을 당부했다.

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있어서 장점보다는 단점들을 더 부각해서 보는 경향이 있어 속도가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이지만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적들이 나온다면 국민들도 규제 유무 차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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