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주요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제조업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성윤모 장관이 국내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응급 수술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요 경제연구기관장 간담회'를 열고 주력산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했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등 국책연구기관 측의 발표와 함께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장,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장 등 5개 민간연구원(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성 장관은 "국내 제조업이 그간 양적 성장에 치중해 상대적으로 질적 고도화에 부족한 부분은 없었는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포트폴리오와 생산구조 측면에서 세계적인 제조업 기반을 보유하고 혁신 역량도 우수한 만큼 우리의 강점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산업구조 고도화와 체질 개선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기준치 100)로 지난 2016년 3월 이후 2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꼽은 경영 고충으로는 소득주도성장 등 국내적 정책실패로 인한 '내수부진'이 24.1%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주요 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만 이날 발표에 나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미중 통상분쟁의 장기화 등 대외적 여건 악화를 국내 산업이 어려움을 겪게된 주요인으로 봤다. 

이재영 원장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와 관련 "한국과 같은 중견 통상국가가 보호주의 정책에 대응할 수단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이 클 전망"이라 "세계무역기구(WTO)의 분쟁 해결 기능이 마비된 점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날 국책연구기관장들은 신북방·남방 정책을 통한 수출지역 다변화와 동시에 국내 산업의 질적 고도화와 변화를 위해 민관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장지상 산업연구원장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의 고부가가치화와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스마트공장과 장비산업 육성의 연계, 신산업 생태계 강화, 제조 연관 서비스의 발전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금이 골든타임으로 이를 놓치면 제조업이 살아남지 못하게 되는 엄중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수소 경제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발전산업 육성은 물론이고 조선 등 전통 제조업 역시 기존의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경쟁력 있는 수출산업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것이 제조업 고도화 전략의 핵심 목표다. 

성 장관이 그동안 업종별로 고도화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지난해 11월 2차전지를 생산하는 중견기업 ‘씨아이에스’를 방문해 국내 중견사들의 산업경쟁력을 점검하고, 12월에는 여수시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해 LG화학, 현대케미칼, 금호석유화학, 한화토탈, GS칼텍스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에 고도화를 위한 적극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다. 

아울러 올해 1월에는 자동차산업 부문에서의 일자리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의 광주형 일자리 협약을 성공시켰으며, 또 이를 확산하기 위한 '상생형 일자리 지원시스템'을 준비중에 있다. 

성 장관은 "과거처럼 정부가 특정 기업이나 업종을 도태시키거나 집중 지원하는 방식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기업간의 경쟁 친화적인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한편 이날 성 장관은 연구기관장들에게 경제 지표 발표 관련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경제의 부정적 측면만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자칫 경제 심리를 위축시키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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